道주도 역발상 남북경협

등록일 : 2006-12-13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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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12. 13 - 경기신문 특별 기고문 -


북한의 6자회담 복귀선언이후 북한의 핵 폭탄 시험을 둘러싼 미북 및 남북관계에 감돌던 냉랭한 기운이 어느정도 완화되는 듯해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번 북핵사건과 한미FTA사태를 접하면서 문득 경기도와 남북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도의 경우 가장 가까이에 휴전선과 공동경비구역인 비무장지대(DMZ) 등이 코 앞에 놓여있기 때문이고, 이중 일부 지역은 경기도와 내접한 지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북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협력도 과거 6·25이전만해도 우리 경기도의 일부였던 개성공단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가지 문제점이 있다. 개성공단은 이미 한미 FTA의 협상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메이드 인 코리아’의 대접을 못받고 있다는 것이다. 공장을 북한지역에 개설했기 때문에 북한을 불량국가로 지목한 미국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 일 수 없는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남북경협이 꼭 북한에 공단을 짓는 것으로 해결되어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만약 우리 지역내에 공장을 짓고, 이곳에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다만 북한 근로자를 한정된 지역에서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조건으로 말이다. 그렇게 하면 경기도내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북한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 북측에서는 자신들의 근로자를 남한에 보내면 혹시라도 이곳 문물에 현혹되는 일이 발생해 체제안정에 저해가 될까 염려하는 이유에서 꺼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北근로자 南공장서 근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단 북한 지역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가장 가까운 거리의 경기도 지역에 공장을 짓거나 약간 멀더라도 제한된 공단구역을 지정해 공장을 지어야 한다.


이후 북한 근로자들이 제한된 공간에서만 활동하는 조건으로 고용한다. 마치 지난날 우리 근로자들이 중동에 파견되어 일을 하는 것처럼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2년간 파견 근무를 한다면 이는 별 문제가 될 사안이 아니라 여긴다.

이렇게 북한의 근로자를 고용해 경기도 지역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다면 이 제품에 대해서는 미국 역시 메이드인 코리아로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경기도에 남북경협 특별공단지역을 선정하는 사안을 북측과 협의해 나가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한 일이라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경협 특별공단을 지정하는 권한을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경기도지사가 위임받는 일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가 이 땅에 넘쳐나는 이즈음 차라리 우리 민족인 북한 근로자를 우리 경기도에 유치하자는 것이다.


북한 근로자는 참으로 애매한 상황에 처해있다. 외국인으로 인정받을 수도 없고, 같은 민족이라고 하지만 동질감을 느끼기엔 너무 많은 차이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개성공단에서는 함께 일하면서도 외국인처럼 느끼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차라리 이들 북한 근로자들을 외국인으로 인정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겠지만 지금 우리 처지로서는 이들을 외국인으로 대우할 아무런 제도적 근거가 없다.


업무 통일부서 환수해야

따라서 북한 근로자들은 외국인이면서도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지난 6·25전쟁의 종전을 거론하고 나왔다. 미국의 의도대로 종전이 선언된다면 이제 남한과 북한은 말 그대로 두 개의 나라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북한 근로자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외국인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같은 민족으로서 함께 어울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북한 근로자를 남한에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고, 이렇게 생산된 상품이 당당히 ‘메이드인 코리아’로 대우 받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저렴한 인건비가 그들에게는 엄청난 외화벌이가 될 것이고 외국에 나가서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며 또한 한미FTA의 속절없는 논쟁거리도 종식이 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