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보수 과연 무엇인가

등록일 : 2006-11-24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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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11. 24 - 경기일보 기고문 -


“진정한 보수는 국민들의 가슴에 상처를 내고 역사를 왜곡하고 불안을 조장시키며 국민적 통합을 저해하진 않는다. 오히려 국민들의 가슴을 끌어안고 함께 아파하며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야”


한나라당 김용갑 국회의원이 지난달 26일 통일부 국정감사 현장에서 거론했던 “지난 6월 광주는 해방구였다”는 발언이 연일 언론으로부터 질타받고 김 국회의원 스스로도 광주 시민들에게 공식으로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너무나 충격적이고 치미는 분노를 감당하기 어렵다. 어떻게 국회의원이, 그것도 제1야당 중진 국회의원이 이같은 발언을 서슴없이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뿐만이 아니다. 당시 국정감사장에서 다른 당 국회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하자 한나라당 동료 국회의원들은 “개인적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무엇을 사과하느냐” 등 옹호하는 모습이 TV를 통해 전국으로 중계됐다. 이것이 진정 오늘 대한민국의 현실이란 말인가?


필자가 대학 재학시절인 80년 당시 신군부에 의해 저질러진 광주사태는 국가공권력이 양민들을 학살한 반만년 역사에 기록될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한 신군부가 광주 시민들의 민주화운동에 ‘빨갱이’라는 허울을 씌워 조작하고 무차별 구타와 살상을 저지른 건 국민들과 전 세계가 경악할 사건이었음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또 다시 당시 신군부에 가담, 정무장관을 지낸 국회의원으로부터 “광주는 해방구였다”는 망언을 들으니 26년 전 악몽이 떠오르는듯하다.


문제는 이같은 표현이 한 국회의원의 실수에 기인하지 않는데다 우리 사회 특정 계층으로부터 무조건적인 옹호를 받는다는 점이다. 김용갑 국회의원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색깔론을 제기해온 인사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건 근거 없는 색깔론을 주장하는 인사가 대표적인 보수 국회의원으로 포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매카시즘적인 발언을 쏟아내곤 그것이 마치 보수를 대변하는 양 거리낌이 없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진정한 보수는 국민들의 가슴에 상처를 내고 역사를 왜곡하고 불안을 조장시키며 국민적 통합을 저해하진 않는다. 오히려 국민들의 가슴을 끌어안고 함께 아파하며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대변자 역할을 할 때 진정한 안정과 국민통합이 이뤄지고 거기에 진정한 보수의 존재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나의 사안에 대해 여러가지 시각과 진실 등이 있을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이제 고정화된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시각으로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 반미를 말하면 다 빨갱이고 친북좌파란 말은 결코 진실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거기엔 공복으로서 국가의 이익을 위해 고민하고 무한책임을 수행할 국민들에 대한 애정과 자기성찰이 없기 때문이다. 좀 더 성숙한 공인으로서의 자세가 절실하게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