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적(퇴학)시켜서 전학 보내라니…

등록일 : 2006-11-20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989
첨부파일 - 첨부된 파일 없음
 2006. 11. 20 - 일간경기 기고문 -


몇 달전 경기도교육청의 모 장학사가 초.중등교육법 제89조의 전·편입학에 대한 내용과 경기도교육청 지침으로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학교로 전학을 보낼때는 퇴학을 시켜서 보내라”는 말을 경기도관내 고등학교 교감단 회의에서 전달했다고 한다.


평생교육법 제10조에 해당되는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학교로는 초·중등교육법에도, 평생교육법에도 전.편입학에 대한 법조문은 단 한군데도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것도 “퇴학을 시켜서 전학을 보내라”는 말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로 생각한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퇴학이란 일평생을 따라다니는 생활기록부상에 기록되어 일반시민이 교도소 등에 다녀와서 전과자의 낙인이 찍히는 것과 다를것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활기록부는 약 30년 간 거의 영구적으로 보관하게 되어있다.


그렇다면 졸업 후 진학, 취업, 결혼 등에서 엄청난 신상의 문제로 대두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교육부에서도 과거에 퇴학을 가급적 시키지 말도록 했었다. 퇴학은 곧 죽음이라고 과하게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2006년도 재·전·편입학 업무처리 지침을 보면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13조)까지 적용하고 있다.


내용은 보호대상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북한 또는 외국에서 이수한 학교교육의 과정에 상응하는 학력을 인정받을수 있다. 북한 또는 외국에서 이수한 학력까지 인정하여 전·편입학 업무처리 지침에 넣어 이들까지 혜택을 주면서, 경기도교육감이 학력을 인정하는 평생교육시설학교를 지침에서 배제한 이유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아직 법적으로 미숙아인 평생교육법 시행령 등을 개정하려는 노력은 아니하고 공무원 편의적인 발상으로 민원을 처리한다면 과연 이 나라 국민은 도대체 누구를 믿고 살아가야 하는가 말이다.


더욱이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학교는 이미 1989년부터 학력이 완전 인정되어 법규상 초·중등교육법의 각종학교 동등이상의 시설설비 등을 갖추어야 된다고 되어있어 교육과정, 교사자격, 입학자격, 교과서 등 모든 것이 초·중등교육법상의 학력인정 각종학교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평생교육법이나 초·중등교육법상 이들의 학교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기에 지금까지 17년 동안 아무런 문제없이 학교장이 인정하여 관습적으로 전·편입학이 자유로이 이루어져 왔던 것이다.


얼마전 법령에는 분명히 학생이 수업료를 계속해서 납부하지 못하면 출석정지 등을 할 수 있다고 하여 경기도의회에서도 이에 따른 조례제정을 하려다가 언론 등 사회적 물의가 일어나 조례제정이 안된 사례가 있었다.


대부분 정규학교에서 평생교육시설학교로 전입학하려는 학생들은 주거이전이나 정규학교 부적응자이다. 이유야 무엇이든 적성에 안 맞든지, 무슨 문제가 있었든지하여 도심형 대안교육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평생교육학교로 전학을 와서 주변환경의 변화로 대다수의 학생이 적성에 맞는 공부를 하고 졸업 후 대학진학도 하고있다.


뿐만 아니라 헌법에도 보장되어 있듯이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거주이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다. 만약 현행법대로라면 평생교육법상의 학교들끼리만 전입학이 가능하다고 할 때 경기도에는 31개 시군 중 6개 시 지역에만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6개 지역 이외의 곳으로 이사를 하면 그 학생은 학교를 더 이상 다닐 수 없어 포기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 것이다. 세상에 이런 법이 대한민국에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기성세대들의 잘못을 차세대 우리의 아이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아야 한다는 현실이 얼마나 뼈에사무치게 아픈 일인가는 당해보지 않은 학부모는 모를 것이다. 공부 잘하는 우수한 학생들은 대다수가 심성도 착하고 적응도 잘하여 스스로 규율과 질서를 지키며 살아가지만 양가의 학생들은 가정사정, 개인성격, 주위환경들에 의하여 항상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도에서 일년에 6천~7천명의 중도탈락자가 있다고 하는데 이들에게 적극적인 문제해결에 정성을 쏟지 않으면 이들로 인하여 미래의 교육환경이 어려워 질수도 있다는 것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꼴지를 1등으로 만드는 학교가 진정한 교육자요, 교육기관인 것이다. 낮은 곳을 세심하게 한번 더 되돌아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