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문화 정착과 복지사회 구현

등록일 : 2006-11-17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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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1. 17  - 경기일보 기고문 -


필자가 도의원이 된 뒤 놀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지역행사가 정말 많다는 사실이다. 민간인 시절에는 행사가 있는지 조차 모르고 한번도 참여한 적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초청장들이 쌓인다. 한마음축제나 가을운동회, 어울림마당 등 포장을 그럴듯하게 한 뒤 치러지는 행사에 한편으론 혈세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지역 주민들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도 유독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하는 행사에는 대부분 지역 주변의 크고 작은 기업이나 종교단체, 개인업체 등이 발벗고 나서는 기부로 치러진다. 허리가 꼬부장한 할머니나 할아버지(간간이 눈에 띈다)들이 자리깔고 앉아 손주·손녀뻘 되는 응원도우미들의 구령에 맞춰 겨우 따라 하는 모습을 뵈노라면, 오늘 하루의 웃음으로 조금이나마 행복해지시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이처럼 기부하는 분들은 기부만 하는 게 아니라 그날 하루 처음부터 끝까지 그분들 곁에서 함께 있으면서 함께 놀아드리고, 도와드린다. 정말 고마운 분들이고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다.


좋은 선행을 하는 기업이나 사람에 대해선 정말 열심히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고, 존경해야 한다. 그런 사회 분위기가 조성될 때, 기부가 문화의 형태로 자리 매김할 때 건강한 복지사회가 형성될 수 있다. 점점 늘어나는 복지계층의 다양한 욕구들에 대응하기 위해선 정부 시책이나 정부 재정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민간이 나설 때 나누고 쪼개는 마음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기부문화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국민교육을 펼쳐야 한다. 화폐와 현물만이 기부가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시간과 능력, 지식과 기술 등이 모두 기부가 될 수 있다는 의식교육이 필요하고 한사람 한사람 전염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성경에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도 모르게 하라”는 말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내가 하고 있는 기부나 봉사 내용 등을 이웃들에게 알리고 함께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기부는 잘 사는 사람들만의 권리가 아니라 내 자신도 할 수 있는 권리로 인식되는 그날, 우리는 진정한 복지사회를 향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