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간 상생협력 모델 - 경기일보

등록일 : 2006-03-14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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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살 권리가 있다. 그리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요구에 응해야 할 의무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그동안 소음과 분진 등으로 고생한 의정부 시민들을 위해 자동차전용도로를 폐쇄하고 그곳에 공원을 조성해 생태하천을 복원하겠다는 의정부시의 행정은 지극히 당연할뿐 아니라 본받아야할 벤치마킹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의정부시의 이같은 방침을 반대했고 그 결과 의정부시는 도로 폐쇄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의정부 시민의 행복추구권을 거부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는 게 우리의 대답이다.

평화로운 연못에 살던 두마리 예쁜 붕어 이야기를 담은 ‘작은 연못’이란 노래는 바로 이런 경우에 대한 훌륭한 비유가 아닐까 싶다. 작지만 행복했던 연못의 평화는 두 붕어의 갈등과 다툼 속에 한마리 붕어가 물 위로 떠오르면서 끝나고 만다. 그리고 붕어의 주검으로 인해 물이 썩어 들어가고 그 결과 남은 한마리 역시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는 노랫말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삶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이런 면에서 서로의 행복한 삶을 위해 협의하고 합의를 도출해야할 사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한 의정부시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꿴 셈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잘못을 지적하고 알아 채는 건 쉽지만, 그것을 바로 잡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김문원 의정부시장이 너무 늦기 전에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려준 점을 기억하려 하는 것이다. 비록 작은 충돌과 갈등 등은 있었지만 인근 지역 단체장과 도·시의원, 여러 시민단체와 무릎을 맞대고 논의한 끝에 대화와 순리로 실마리를 찾아 문제를 풀어나간 게 무엇보다 다행스러운 점으로 평가돼야 할 것이다. 지역이기주의에 함몰되지 않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 발휘된 이 결단은 두고 두고 평가되고 이후 유사한 사례에 모범적인 답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양주와 의정부는 서로 맞붙어 있기 때문에 늘 첨예한 이해관계로 부딪칠 개연성이 상존하는 곳이다. 그때마다 일방적인 행정으로 소모적 논란을 벌일 수는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는 주변에 눈을 돌려 세심하게 살펴보고 늘 상대방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열린 행정을 배워야 할 것이다. 첫 단추가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두 지역은 한수이북 발전을 이끌어 나가는데 서로 힘을 모아야 할 동반자가 아닌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뤄지는 더불어 사는 사회는 아름답다. 지방자치시대에 인근 시·도간 늘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으므로 대화와 타협 등은 더욱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다. 이런 지혜를 발휘해준 의정부 시민과 도로 폐쇄 연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함께 해준 여러 시민단체와 서명하고 격려해준 모든 분들께 고마울 따름이다. 그리고 이번 일 해결에 앞장서서 몸과 마음을 다해 뛰어준 양주시민네트워크 젊은이들에게 특별히 감사함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