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경기일보

등록일 : 2005-12-30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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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형! 우리는 때때로 “우리는 어디에서 왔다 어디로 가는가”라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아주 본질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볼 때가 있습니다. 이는 아주 어려운 질문으로 정확한 답이 있는 게 아니어서 저마다의 정의가 크게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질문들로부터 종교가 출발했고 철학이 발달해 왔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의지와 관계없이 이 세상에 태어 났으며 그러한 가운데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삶이라고 할지라도 우리에게는 자유의지(Free will)가 있어 스스로 사유(思惟)할 수 있으므로 인해 일상을 대하면서 끊임없이 판단하고 결정,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G형! 외람된 감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나이를 먹으면서 이 세상을 산다는 게 갈수록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내 주위의 유·무형의 존재들이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과 나 역시 주위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존재라는 게 보다 확연해 지는듯합니다. 더욱이 요즈음에 와서는 내 삶이 나 아닌 그 무엇들인가에 의해 살아 가지고 있음이 가슴 깊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간이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살 수 밖에 없는 존재라고 본다면 문제는 개개인이 서로에게 어떤 영항을 미치느냐 하는 것으로, 이는 각자의 삶의 가치관을 어디에다 두느냐에 따라 그 영향력의 크기가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에 이름을 남긴, 존경을 받는 위대한 인물들일수록 삶의 가치를 자신보다는 타인, 사회, 국가, 인류를 위하는데 두었었던 것을 놀랍게도 새삼스럽게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굳이 여러 인물들의 예를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세상으로부터 존경받는 인물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공통점은 그들은 모두가 살면서 일생동안 마음 깊은 곳에 사랑을 한가득 품고 살았다는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그 사랑이 때로는 역사의 흐름 속의 한 시대적 사명으로, 이웃과 지역을 위한 크고 작은 봉사로, 보이게, 보이지 않게 타인을 위한 헌신으로, 그리고 때로는 대의와 명분을 위한 기꺼운 자기 희생으로 나타남으로써 우리의 이웃이, 사회가, 국가가 그리고 인류가 보다 나은 삶의 터전을 마련해 나갈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은 사람 속에 사랑이 있어 그 사랑의 힘에 의해 살아간다”고 말한 톨스토이 소설 속의 그 글이 단순한 소설 속의 글로만 읽혀 지지 않습니다.
새해에는 사랑으로 가득찬 학생, 선생님, 교수, 박사, 노동자, 기업인, 의사, 약사, 과학자, 농부, 상인, 사업가, 예술가, 문학인, 종교인, 공무원, 회사원, 정치가, 그리고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G형 안녕! 을유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