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국회의원님들께 드리는 고언 Ⅲ -경기일보

등록일 : 2005-11-23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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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성공적인 지방자치 시대를 위해선 자치단체나 지방의회가 모두 전문화돼야 한다는 점과 지방정부가 추진중인 크고 작은 프로젝트가 연속선상에서 일관되게 추진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지방선거에 있어서의 정당공천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방정치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선 지방의회의 경우도 국회와 마찬가지로 3선이나 4선 등 다선의원들이 꼭 필요하며, 한편으로는 유능한 정치신인들이 의회에 많이 진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현실상 유감스럽게도 지금과 같은 정당공천제도 하에선 실현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 두가지 경우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 그동안 모든 선거에 있어서 정당공천이 얼마만큼 공정하게 이뤄졌느냐 하는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견임을 전제로 합니다만, 적어도 제 판단으로는 외람되지만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에 따라 지역의 대표성을 부여한다는 차원에서 공천돼 왔다기 보다는 그밖의 여러 원인에 의해 공천되는 경우가 허다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공천이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그리고 지역의 대표성 등을 기준으로 하지 않는한 정치의 선진화, 전문화는 결코 불가능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방정치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에 기초의회 의원선거에서조차 정당공천을 하기로 한 국회의 결정에 대해 적잖은 국민들은 그 저의에 대해 의구심과 함께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아셔야 할 것입니다.
둘째, 지방선거에 있어서 정당공천을 함으로써 정당에 의해 당락이 좌우되기 때문에 유감스럽게도 그 선거 당시 어느 당이 유리하느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후보 자질과 능력 등에 관계없이 선거당시 어느 당 바람이 부느냐에 의해 당락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지방을 위해 일할 일꾼을 뽑는 선거가 지방과는 무관한 중앙정치 분위기에 따라 일꾼이 결정되는 건 아주 불합리한 일입니다. 경기도의회의 경우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5대(1998~2002년)는 전체의원 97명(개원 당시 기준)중 국민회의가 66명으로 전체 의원수중 70% 의석수를 차지했고, 6대(2002~2006년)는 한나라당이 전체의원 104명중 90명으로 90%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의원중 재선 이상급 의원은 20% 정도인 실정입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 후보 자질과 능력 등에 관계없이 그때 그때 정당바람에 의해 당락이 좌우돼 진정 지방을 위해 일할 일꾼들이 그 기회를 잃게 되는 건 그만큼 지방을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서나 불행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미 진행된 크고 작은 프로젝트 전문성이 크게 떨어짐에 따라, 혹은 정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연속선상에서 제대로 일관되게 추진될 수 없다면 그것도 그 지방에게 있어선 아주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든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을 배제하면 정당공천을 시행할 때보다 훨씬 더 자질과 능력을 갖춘 많은 일꾼들이 당선됨은 물론 3~4선 의원이 당선될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지방정치는 물론 중앙정치 전문성도 더 높아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선거제도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는 의원들께서 다시 한번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비우시고 지방선거에 있어서의 정당공천여부에 대해 국회에서 다시 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방과 중앙 그리고 국가전체를 위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