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람과 친숙한 자연형 하천을 - 경기일보

등록일 : 2005-06-01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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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하천은 생활의 한 공간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가 끝나면 책가방을 방에 내던지고 친구들과 함께 냇가로 달려갔다. 돌망태로 얼기설기 쌓여진 제방이 있었고 내 키보다 조금 깊은 개울에서 친구들과 수영도 하고 물장구도 치며 물싸움하던 기억이 새롭다. 그렇게 깨끗하던 물에서 어항을 놓아 고기를 잡고 어머니는 빨래를 하시던 장소였다.
하지만 이제 안양을 비롯한 경기도내 하천들을 돌아보니 깨끗하던 물은 소와 돼지 배설물, 공장 폐수로 오염되어 있어 그곳에 도저히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제방도 딱딱한 콘크리트 제방과 수해예방 한다면서 쭉쭉 직선화하는 하천공사로 인하여 예전에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하천의 모습은 도저히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요즈음 하천공사는 자연형 하천 공법으로 하천 개수공사의 공법이 바뀌어가는 것 같다. 우리 경기도내에도 안양 학의천, 경안천, 수원천, 중랑천, 오산천 등을 자연형 하천으로 만들어 삭막하기만 한 하천이 친환경적인 모습으로 변하는 것 같다.
콘크리트 대신 풀, 나무, 돌, 흙과 같은 생태재료를 최대한 이용하여 하천의 생물 서식처를 보전, 복원하고 자정능력을 높이며, 나아가 친수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사람과 생물이 어우러지는 자연환경을 보전 복원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로 사회 간접자본의 확충을 위해 대규모 다목적 댐의 개발과 치수를 위한 하천 개수사업 및 소하천을 복개하였다.
그러나 도시화, 산업화는 하천수를 오염시켰고 하천제방은 높은 콘크리트를 만들었고, 하천내에는 나무, 돌 등 소통에 지장을 주는 것 들을 모두 제거하였다. 이것은 경제적이나 비환경적 이었다.
올림픽을 계기로 친환경적 하천정비사업에 눈을 뜨기 시작하여 서울의 양재천 개수사업은 주민들의 휴식 및 운동의 장을 제공하고 하천수를 정화하여 공원화 하였다. 이것은 하천환경 개선사업의 좋은 선례가 되어 안양시 학의천, 수원 수원천에 적용되었다. 특히 오산천은 하천의 환경기능중 생태서식처의 회복을 위한 것으로서 하천의 자연성 회복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하천 환경개선사업 이었다.
우리 경기도에서는 2003년 3월부터 도내 하천관리자, 하천관리 심의위원, 생태·환경 전문가를 포함한 환경단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진이 지역실정에 적합한 자연친화적 하천정비 모델 개발을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자연형 하천의 사업내용은 저수로의 완만한 사행을 유지하여 하천변에는 다양한 생물이 식생할 수 있도록 하고 정수식물을 도입하여 오염물질을 여과하고, 유속을 저감하고 유량을 확보하여 하천 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하여 어류의 이동에 도움을 주고, 홍수시 하천의 범람을 막고 인접한 녹지 및 근린공원과 연계하고, 생태관찰 및 학습의 장을 제공하며, 다양한 식생을 형성토록 하여 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도와주고 갈수기에는 습초지에 의한 생물 서식공간을 형성토록 하는 것이다.
5월 24일 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현재 추진중에 있는 경안천 자연형 하천정비사업 현장을 둘러 보았다. 그리고 사업이 완료된 탄천의 모습도 보았다. 자연형 하천사업이 완료된 용인 죽전지역의 탄천을 보니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고수부지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잘 만들었다.
그러나 하천의 흐르는 물은 오염되어 있었다. 아무리 자연형으로 하천정비사업을 했지만 물이 더러우니 주민들이 가까이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루 빨리 깨끗한 물이 흐르는 하천이 되도록 수질 정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시범사업인 안성천의 자연형 하천 정비사업도 기대된다.
자연친화적 하천 정비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치수기능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깨끗하고 아름다운 친수공간을 제공하게 하여 도민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홍수를 막고 물을 경제적으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환경 친화적으로 조성하여 어린시절 놀던 인간과 친숙하였던 그런 하천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