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저우(廣州)의 경기도 - 중부일보

등록일 : 2006-03-16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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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는 광둥성의 성도(省都)로서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경제와 산업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중심도시이다. 홍콩과 선전 등 일찍부터 대외무역과 교류를 활발하게 해온 남방의 도시들과 함께 오늘날 중국 내에서 경제성장의 기여도는 물론 인민의 평균소득(GDP)도 가장 높은 지역이다.

등소평이 개혁과 개방을 독려하기 위해 열차를 타고 현장을 방문한 남순강화(南巡講話) 때 들른 곳도 이곳이며 최신의 거대 컨벤션센터와 국제공항 등 인프라도 중국 최고 수준이다.

주강(珠江) 삼각지라 불리는 광저우 주변의 여러 도시는 세계 각국의 유수기업들을 유치하여 생산과 수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한국의 삼성과 같은 대기업과 하청업체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한국기업 7천여개가 들어와 있다고 한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인 반월 시화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하고 있는 업체수와 비슷한 것으로, 놀라움과 함께 안타까움을 가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확인했다.

인구 1천만이 넘는 경기도와 맞먹는 광저우시의 도심 한복판에 월수(越秀)공원이 있는데 거의 평지인 대도시의 한가운데 드물게 봉긋한 산이 솟아올라 시민들이 즐겨 찾는 생활밀착형 공원이다.

여기에 최근 해동경기원(海東京畿園)이 세워져 한국 정원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선보이고 있는데, 광저우 시민들에게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한다. 하루에 1천명 이상의 방문객이 있으며 중국풍과 전혀 다른 느낌에 반응이 좋다는 소식을 이번 한·중의원 친선연맹 교류차 현지를 가본 결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2년 전 인대(人大) 상무위의 권유로 건립예정지로 선정된 이곳을 둘러보았을 때는 여기저기 훼손된 조잡스런 시멘트 석조물과 잡초가 어우러져 폐허지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방문하여 말끔하게 단장·정비되어 확연히 달라진 모습에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도와 광둥성의 우호친선교류를 상징하는 이 한국정원은 수원에 세워진 중국정원과 맞바꾼 사업으로, 중국 남부의 경제수도에 우리의 전통문화와 건축미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정원의 풍경만으로도 따뜻한 한국인 그리고 경기도민의 마음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고 본다.

경기해동원이 인기 있고 찾는 사람이 많은 것은 월수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워낙 많은 데다 뱃놀이를 할 수 있는 호수와 대형 수영장이 가까이 있으며 정상으로 오르내리는 길목에 위치한 입지조건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국적인 정원 풍경이 매력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외지고 한적한 곳이 아닌 좋은 위치에 땅을 내준 광둥성 당국의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대거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의 기술과 자본뿐만 아니라 이처럼 한줄기 맑은 샘물처럼 한국과 한국인의 정신 그리고 문화가 중국의 대도시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것에 뿌듯한 자긍심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경으로 심은 소나무가 죽은 채 방치되어 있고, 물길을 내고 작은 폭포를 조성해 놓았음에도 물이 흐르지 않는 것이다.

사후관리와 유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해 주는 것이며 당국의 협조가 꼭 있어야 한다. 경기도 홍보관은 정원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이곳을 찾는 중국인들에게 경기도의 진면목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겠는데, 건물만 있고 아직 공개는 되지 않고 있다.
인대 상무위 부주임이 초청한 만찬에서 우리와 함께 나눈 대화 중에는 그가 즐겨 보고 있다는 드라마 대장금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장금을 촬영한 세트장이 화성에 있는 줄을 생각도 못할 공산당 간부와 일반 대중인민들에게 경기도 홍보관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알려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창 달아올라 대륙을 휩쓸고 있는 한류열풍과 한국기업들의 첨단산업기술에 대한 중국인들의 경외심에 더해서 한국문화와 전통의 일면이 해동경기원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 사실에 마음이 즐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