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공천제와 경선제의 폐해 - 중부일보

등록일 : 2005-10-07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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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월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역대 어느 지방선거보다 경쟁이 치열하고, 따라서 과열이 예상된다. 특히 지방의원도 유급제가 된다니 벌써부터 정당공천을 대비한 물밑 경쟁에 시동이 걸렸다.

여기서 기초단체장,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도입은 잘못이다. 말 그대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인 주민생활과 직결된 행정에 정치나 정당이 끼어들 이유가 없다. 당해 지역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법과 제도에 따라 행정을 원만하게 집행하고, 의회는 견제와 대안제시로 의무를 다하면 된다.

지방자치가 시행되면서 행정, 재정수요는 기하급수로 증가하는 반면 지방재정 여건은 이제 한계점에 도달하였다. 더구나 조세체계도 지나치게 중앙정부에 편중돼 있어 국세 세목의 지방세화 개편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현재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집중된 불필요한 권한과 재정을 지방정부에 이양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행정의 효율성과 건전재정으로 이어져 지역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지방경쟁력 제고와 국가 발전의 상생, 즉 윈윈(Win-Win)하는 것이다.

앞서 지적한대로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는 행정을 소신대로 펼치기 어렵게 한다. 지역현안에 따라 소속정당이나 지역출신 국회의원, 도·시의원 등과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임기 말에는 차기공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당원경선제도 문제다. 지구당제도가 폐지됐다고는 하나 아직도 유사 지구당 조직과 연락소 운영위원장이 당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당비를 납부하는 진성당원을 통한 당원경선제 실시는 외형일뿐 내면적으로는 지구당의 최고책임자나 운영위원장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역대 정당들이 수없이 명멸했지만 진정 국민의 가슴속에 감동을 주고 피부에 와 닿는 정당은 손꼽을 정도다. 그만큼 국민과 괴리가 깊고 따로 노는 정당일 뿐이다. 그러니 당원 숫자 늘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진성이 아닌 억지당원, 대납당원, 페이퍼당원, 유령당원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진성당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이 얼마나 되는지, 또 대납당원은 얼마나 되는지, 억지당원과 유령당원은 얼마나 되는지 모집한 조직원이나 경선에 나갈 후보자는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진성당원 경선제를 실시하면 분명 참여와 관심이 고조되는 점도 있지만 행정능력을 겸비한 유능한 인물이나 요즘같이 경제가 어려운 때에 필요한 경제마인드가 뛰어난 경제통 인사들도 경선통과가 마치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

지구당에서 오래 한솥밥 먹은 동지끼리 지연, 혈연 등등 끼리끼리 담합해서 배척하고 밀어주는, 그야말로 정실 담합경선이 돼버리는 형국이다. 따라서 수준 높은 지역 주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폭넓게 문호를 개방해 유능한 지방인재를 발굴하고 지방자치를 발전시키기 위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기초단체장, 기초의원도 정당공천제를 배제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광역의원까지 확대해야 한다. 그동안 많은 학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언론, 국민들께서 수없이 지적해 왔다. 일부 국회의원들만의 독선과 아집일 뿐이다.

둘째, 진성당원 모집제도를 개선해야 된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면 당비, 후원금을 낼 수 있지만 대다수 일반국민은 뭐 잘한다고 당비까지 내면서 당원 되기를 꺼려한다. 당비 안내면 당원이 될 수 없고 후보 선출자격도 없다면 오히려 정당이 폐쇄적이어서 지지율도 오르지 않고 국민과의 거리만 멀어질 뿐이다.

셋째, 진성당원이나 일반당원, 지역주민들께서 특정정당보다 능력과 자질을 잘 보고 판단해서 지역일꾼을 뽑는데 후회 없이 지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민 수준에 맞는 대통령을 뽑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