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관광자원 울릉도 - 중부일보

등록일 : 2005-07-26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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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던 망망대해에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파도가 점점 높아지더니 이윽고 집채만 한 물기둥을 일으키며 뱃전에 부닥친다. 날렵한 수영 선수가 접영을 하듯이 머리를 들었다 물속에 담그고 양팔로 제치면서 두 다리로 힘차게 내리 차듯 40노트의 쾌속정 유리창이 물보라 속으로 빠져 들었다. 영롱한 오색 무지개를 그리며 날듯 저항하고 있다.
나는 가야 한다. 가다 배가 침몰하여 물고기 밥이 될지언정 사력을 다해서라도 경북 울릉군 독도리 산1-37번지를 찾아가야만 한다. 속이 울렁울렁 거려 울릉도인가? 아니면 뱃머리가 울렁울렁 해서 울릉도인가? 강원도 묵호항을 출발한 배는 2시간30분 만에 울릉도 선착장에 정박을 했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청정지역!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이 금강산 1만2천봉 이상으로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듯이 섬을 돌아가며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해안 도로를 따라 가노라면 조물주가 빚은 듯한 절묘하고 신비스러운 바위들이 천지를 이룬다. 거북바위, 물개바위, 고래바위, 코끼리바위, 곰바위, 낙타바위, 사자바위며 형제봉, 노인봉, 선녀봉, 신선봉, 촛대봉, 옥문바위 등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바위들이 해안선을 따라 신비의 세계를 연출한다.
옥문바위를 통과하면 해안도로는 끝을 맺는데 완공되는 날에는 울릉도 섬 전체를 한바퀴 돌 수 있는 관광 도시로서 큰 몫을 해낼 수 있음직하다.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인 이탈리아 나폴리 항이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울릉도는 아름다운 섬이다.

어디 그 뿐인가? 460만 년 전에 화산이 폭발하여 만들어진 울릉도는 산세 또한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해발 984m의 성인봉은 홍콩 태평산(554m)의 두 배에 달하는 높은 명산이다. 작은 산도 개발하여 전 세계적인 명승지로 만드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안타깝기 만하다.
울릉도에는 풍부한 해산물과 천혜의 자연경관이 있는가 하면 산에서 약초를 먹여 키운 한우, 일명 약소 고기가 있는데 송아지를 안고 좁은 비탈 산길을 올라가 다 키워서 고기로 내려온다는 소고기는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움이 가히 일품이다.
또 씨 껍데기 술이 있는데 청궁씨, 더덕씨, 호박씨로 빚어 달콤한 맛과 한약 향기가 풍기는 특이한 술과 밭에는 산더덕을 재배하여 관광 상품화하고 있으며 취나물, 삼나물, 부지깽이나물이 특이한 맛을 자랑한다.
특히 부지깽이나물은 취나물향과 고사리를 씹는 듯한 맛을 내고 있으며 취나물은 연중 3회에 걸쳐 수확하고, 세 번째 수확한 것은 소 사료로 쓰인다고 한다. 산나물을 이용한 울릉도 특산품인 비빔밥을 개발한다면 일품일 것이다.
울릉도에 내렸을 때 첫 인상은 자연경관은 빼어났으나 마을 풍경은 70년대 어촌 풍경처럼 썰렁해 보였다. 국가 균형발전을 운운하며 연기 공주의 문전옥답인 곡창지대를 뭉개 버리는데 소요될 수조원의 국민혈세를 울릉도에 투자한다면, 세계적인 관광지로서 대한민국 국민 대대손손 부귀를 얻을 것이라는 생각이 스쳐간다.
세계에서 제일 작은 바티칸 공화국은 0.44㎢에 인구 1천200여명이고, 모나코는 1.95㎢에 인구는 3만명이다. 국민 소득은 우리의 3배에 달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산업혁명에 가까운 부흥을 일구어 내었으며 이제부터는 자연을 이용한 관광사업에 눈을 돌린다면 외화 낭비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성인봉 밑에는 분화구가 있는데 나래 분지로 국제공항을 개발한다면 4천억원을 투입한 양양공항만한 공항을 개발할 수 있다. 여름이면 1일 관광객이 3천명에 달하고 있는 울릉도에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하게 할 만한 관광레저시설을 건설한다면 자연의 신비함을 곁들인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