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농어촌 체험관광 연수를 마치고 - 중부일보

등록일 : 2005-06-22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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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FTA 등에 따른 농산물 개방으로 우리 농업과 농촌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러한 위기의 농업·농촌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경기도는 주5일근무제의 본격시행을 앞두고 도시민의 여가수요를 농촌 관광체험에 접목시켜 농촌사랑과 농민소득 증대라는 1석2조(一石二鳥)의 효과를 거두고자 슬로푸드(Slow food) 체험마을(고추장, 된장, 손두부, 도토리묵 등 전통발효식품 맛 체험) 조성과 주말농장, 녹색체험마을, 산촌마을, 전통테마마을, 어촌체험마을, 팜스테이(farm-stay), 아름마을 등 체험장 374개소를 운영함으로써 지난해 87만 가족을 유치한 바 있고, 올해에는 100만 가족을 목표로 농어민과 함께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
필자는 지난 6월 초에 농어촌체험관광 마을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도내 마을대표 등과 함께 일본 규슈 지역의 후쿠오카와 구마모토현을 방문한 결과, 일본과 비교해 우리 농어촌 체험의 미래가 매우 밝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다만 필자는 30년 가까이 축산(양돈)을 하면서 농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평소 지론이 있다. 그것은 농산물을 속이지 말라는 것이다. 전국을 다니다 보면 도로변 직판장에 진열된 싱싱하고 먹음 직한 과일·채소를 보고 한 상자를 사서 열어 보면 겉과 속이 다른 경우 소비자는 속았다는 속상함 뿐이지만 전체 농업인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다.

일본의 후쿠오카 ‘미쯔노에끼 우끼와 마을’ 시(市)운영 농산물직판장은 마을전체 1천800농가 중 600농가가 참여하고 있고, 저농약 농산물을 매일 아침 판매장에 전시판매하여 연간 75억원의 매출을 자랑하고 있는데 74세 노인이 ‘짠김치’ 한 품목으로 연간 4억원의 소득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농산물직판장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믿고 찾는 소비자들에게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속이지 않는 데 있었다. 다시금 우리농업인은 이 점을 반추(反芻)삼아 농산물을 속여 파는 악순환을 근절시켜야 하겠다.
한편 규슈지방의 그린투어리즘대학, 자연학교, 오야마시 1촌(村) 1품(品)운동 분산지원, 농업인 부녀회운영 오야마하가든(음식점), 아지무(安心院) 마을에서 농촌민박체험을 하면서 일본의 농촌관광을 직접 접해본 결과, 경기도의 농어촌체험 관광이 일본보다 우위에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번 연수팀 20명은 아지무 마을의 혼다요시이찌 댁 등 다섯 집에서 하루를 숙박하면서 일본의 농촌관광과 생활상 등을 체험하였다. 그런데, 우리의 농촌민박이 40~50대 마을 주민대표를 중심으로 생동감 있게 변화를 주면서 젊은층을 유치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주로 70세 이상의 노년층이 운영함으로써 민박시설 규모, 편의시설, 생동감, 감성, 청결함에 있어 우리나라가 많은 부분을 앞서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농어촌관광이 농업·농촌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마을 주민이 중심이 되어 젊은층 유인전략의 수립, 농촌관광 포털 사이트 구축, 편의시설 등이 마련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자치단체의 지원과 관심도 수반되어야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운영에 따른 수범적인 체험사례 등을 종합 분석하여 체험객인 도시민, 다시 말해 수요자가 원하고 바라는 체험활동 중심으로 육성 발전시켜 나가는 게 큰 과제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