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녹지재단’ 출범에 거는 기대 - 중부일보

등록일 : 2005-04-19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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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경기녹지재단이 어제 현판식을 갖고 업무에 들어갔다. 민간 공익재단인 그린트러스트, 생명의 숲, 평화의 숲, 한국녹지문화재단이 이와 유사한 형태다. 축하와 격려의 인사와 함께 그간 재단 출범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필자가 바라보는 녹지재단 출범배경의 핵심은 바로 범도민을 참여시키는 데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녹지는 행정관청 주도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반세기는 산업화로 인한 고도성장과 도시화의 역사로써 그 결과 우리의 의식주는 풍요롭고 윤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같은 번영의 대가는 우리의 생존경쟁을 심화시켰고, 특히 자연과 환경과의 소통을 단절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오늘날 우리사회에 만연된 물질숭배, 배금주의, 인간성 상실, 속도지상주의 등 현대문명의 병폐 역시 동일한 연장선이다.
이러한 부작용은 녹지의 자연에서 치유할 수 있다. 녹지는 생명과 건강한 산소를 의미한다. 그래서 녹지환경이란 인간과 자연이 서로 화합하고 공존할 수 있는 희망을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숲과 나무는 생명이 살아 숨쉬는 삶의 터전인 동시에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우리 삶의 질을 건강하게 가꾸는 힘의 원천임을 잊어선 안 된다.
일찍이 선진국에서는 19세기부터 녹지나 공원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범국가적으로 대처해 왔으나 우리 녹지 환경은 어떤가. 전 국토는 각종 개발이란 미명하에 훼손되고 파괴된 채 성한 곳이 없다. 지금도 곳곳에서 파헤쳐지는 굉음이 들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경기도 산림은 수원시 면적의 3.7배인 454㎢가 파괴되고 인구 1인당 면적은 36%가 감소된 563㎡에 불과하다. 오염된 도심의 정화기능인 도시공원 역시 마찬가지다. 1인당 공원 면적은 4.6㎡로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웃인 북한과 중국, 몽골의 사례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난으로 산림이 민둥산으로 변해 버린 북한지역은 방문 인사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그래서 이의 지원을 위한 ‘평화의 숲’ 이란 민간재단이 99년에 탄생하지 않았는가. 중국과 몽골지역에서 매년 봄에 찾아오는 불청객인 황사도 숲이 사라지고 기상이변에 의한 사막화가 그 원인이다.
따라서 녹지의 황폐화는 지구 전체적으로 가뭄과 홍수 등 자연 재해는 물론 인간 삶의 환경을 열악하게 하는 재앙인 동시에 후손들의 삶까지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경기녹지재단의 출범은 의미 있고 시의적절하다. 73년에 시작된 치산녹화사업이 지금에 이르러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처럼 이젠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한다.
다행히도 최근 녹지환경에 대한 관심이 정부나 자치단체에서도 고조되고 있고, 또한 숲과 나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사람마다 싹트고 있음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매년 1천만 그루씩 10년간 1억 그루 나무심기 운동, 도심공원과 학교 숲 조성, 삼림욕장 등 자연 휴양림 확대 조성, 도립공원이나 생태공원 지정 등이 녹지 공간 확충을 위한 민선자치단체의 실천전략이고 정책의지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관 주도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래서 도민들의 힘과 조력이 절대 필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녹색환경 조성, 녹색문화 창달, 녹색교육 증진, 산림 및 도시공원화 활동, ‘푸른경기 그린 21’ 추진 등을 목적으로 출범된 경기녹지재단에 거는 기대 또한 적지 않다. 민·관의 공동참여는 많은 가능성과 비전이 있다. 서울시민 10명 중 9명은 생활녹지 1평을 늘리는데 1인당 2만원을 부담할 용의에 대해 주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올해는 식목일 60주년이다. 나무를 심는 것보다 가꾸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강원도 산불에서 보았다. 새봄과 함께 앞으로 녹지재단이 초록경기 조성에 다양한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