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대하여 - 중부일보

등록일 : 2005-01-13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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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간인 이상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정치를 제대로 굴러가게 하지 않고서는 인간사회에서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무엇 하나 없다. 모든 것이 정치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우리사회를 보면 정치실종의 큰 위기에 와 있고 그것은 국가의 큰 위기라는 생각이다. 사정이 그러하다면 올바른 작동원리를 파악하여 오작동으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간사회의 모든 혼란과 불안정의 원인은 정치 불안이 가장 크므로 정치의 안정이야말로 선결과제가 되어야 한다.
정치의 기초는 도덕성에 있다. 자기 몸을 소홀히 하는 사람은 없기에 정치가는 국민을 자기 몸과 동일하게 보아야 한다. 이것은 덕이 있는 사람만이 가능하다.
그리고 정치가의 덕목은 내적인 덕을 외부로 발현시키는 힘과 현실적 예단 능력이 있어야 한다. 즉, 지금의 악행이 나중에 보다 큰 선이 될 수도 있고, 어설픈 선행이 겉잡을 수 없는 참상을 불러올 수도 있는 상황의 현실적 전개를 이해하여야만 큰 선을 이룩하기 위하여 때로는 악덕으로 보일 수 있는 지도력 또는 정치적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정치가는 또한 개인의 경제적인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지도자가 사리사욕으로부터 해방될 때 국민의 복리안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도자 가족의 생활 전체를 국가에서 제도적으로 보장해 줘야 한다.
우리정치는 이제 ‘열린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열린사회’란

첫째, 비판을 수용하는 사회이다. 자유로운 비판이 허용돼야 어떤 것도 독단적인 권리를 가질 수 없고 사회규범과 정부의 정책도 비판의 대상이 되며, 그러한 비판이 타당한 것으로 합의될 경우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

둘째, ‘열린사회’는 개인주의 사회다. 열린사회에서 사회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개인들의 집합으로 파악한다.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은 전체의 일부가 아니라 개체로서 자유와 권리를 갖는다. 개인은 독자적으로 판단을 내리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진다.
셋째, ‘열린사회’는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이다. 열린사회에서 개인은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평등한 존재이다. 그런데 어떤 개인이 극단적인 빈곤에 처하게 되면 불가피하게 평등한 존재로서의 개인 위상은 위축된다. 따라서 사회구성원은 굶어죽는 것이나 경제적 파멸의 두려움으로 인해 불평등한 관계 속으로 빠져들지 않도록 보호받아야 한다.

넷째, ‘열린사회’는 자유 민주주의 사회이다. 국가는 권력을 남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시민은 정부를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 여기에는 지배자를 교체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하는데, 다만 그 과정에서 폭력이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정부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을 허용하고 평화적 방법을 통한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하는 자유민주주의를 말한다.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남고자 한다면 오직 하나의 길이 있을 뿐이다. 그 길은 ‘열린사회’의 길이다. 교육 내용을 개선해야 하고, 우리문화의 성격도 효율성과 성과의 지상주의에서 탈피하여 인간 본연의 르네상스적인 문명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타인의 아픔이 나의 아픔으로 느껴지고, 자기에 대한 연민과 동일한 동정심이 생겨 진지한 마음으로 사회적 약자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덕의 근본으로 익히 배워 알고 있는 맹자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동물과 자연에 대하여도 일체감을 느끼며 사랑하는 마음이 전 인류에 확산될 때 비로소 분쟁이 그칠 것이다. 인류의 황금시대의 서막을 여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우리 경기도가 르네상스적 문명의 새로운 시발점이 되고 우리 민족정치의 모범이 되고 교과서가 되었으면 한다. 경기인이여, 열심히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