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사는 주인이요, 나는 머슴으로’ - 중부일보

등록일 : 2004-10-05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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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사는 주인이요, 나는 머슴으로’

지난 달 초 해외 첨단기업 유치를 위한 경기도대표단의 일원으로 필자와 정재영 의원이 미국과 일본을 방문하여 경기도 투자유치의 현장에 참여했다.
9월 2일 오후 7시30분 인천공항을 출발, 샌프란시스코공항을 경유하여 최종 목적지인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Saint Paul)공항에 도착했을 때가 현지 시각으로 23시30분이었으니까 시차 14시간을 감안하면 꼬박 18시간을 여행한 셈이다.
다음날 일정은 3M사에서의 조찬미팅으로 시작되었는데 Fortune 105위 기업이며 연간 매출 182억 달러, 60여 개 국에 6만7천여 종업원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에서 그 기업을 이끄는 최고 책임자들과 경기도 투자문제를 토의하면서 경기도인으로서 자부심에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상담을 마치자마자 바로 공항으로 이동하여 디트로이트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자동차 내장재 부문 세계 제1위 기업인 Lear Corporation 본사에서 예정된 투자협약 조인식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시간상의 제약으로 모두 점심식사조차 거른 채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짐도 찾지 못하고 바로 Lear사로 향했다. 1천800만 달러의 투자 양해각서에 서명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대표단의 장시간 여정과 빡빡한 일정의 고단함을 한꺼번에 보상받는 것 같았다.
조인식이 끝나고 일각의 여유도 없이 자동차부품부문 세계 1위 기업인 Delphi사로 향했다. 델파이사는 지난 4월 이미 경기도와 투자협약을 맺고 7월21일 용인에 연구소를 준공한 기업으로, 경기도는 이 연구소가 당면한 진입로 문제를 해결해 준 바 있다. 다음날인 토요일이 미국의 노동절인 관계로 9월 3일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찍 퇴근하는 데다, 회장 자신이 그 날 저녁 비행기를 타야 하는 상황임에도 바텐버그 회장이 직접 우리 대표단을 맞이해 주었으며 추가투자에 대한 입장을 진지하게 토의했다.

우리 대표단은 거대한 대륙 미국을 뒤로하고 일본으로 향했다. 미국을 떠난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9월 5일 저녁 무렵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하여 도쿄 시내에서 한식으로 조촐한 만찬을 가지며 긴 비행으로 인한 여독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일본에서의 일정은 금속재료 업체인 A사 본사 방문으로 시작되었다. A사와는 액정용 금속 타겟재를 생산하는 공장 건설에 대한 MOA를 체결했다. 액정용 산업의 근간이 되는 재료 업체의 유치로 국내 액정사업의 경쟁력이 더더욱 향상될 것이라 생각된다.
A사와 조인식을 마치고 곧장 투숙호텔로 이동하자, 경기도와의 투자조인식을 위해 멀리 효고현에서 호텔까지 와주신 사장과 상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인식 후의 오찬에서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작지만 기술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일본 중소기업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역시 아침 일찍부터 LCD TV관련 부속 업체와 MOU를 체결하고, 마지막 방문기업인 C사로 향했다. 교통 정체로 인해 경기도 대표단이 약속시간보다 많이 늦었음에도 따뜻하게 환영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조인식 후에 인근 호텔에서 조찬 환담을 나누고, 우리 대표단은 나리타공항으로 향했다.
5박 6일간의 외자유치는 10개 사에서 1억4천80만 달러로, 우리의 경제적 어려움 속에 이루어낸 성과에 보람을 느끼면서도 그 기간 손학규 지사를 비롯한 참여 유치단의 고생은 정신력으로 버티었다.
태풍 북상 소식으로 예정대로 이륙이 가능할 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우리 대표단의 성과를 축하라도 하듯 기상 상태는 매우 양호했다. 함께한 손학규 지사는 기내좌석에 앉자마자 그간의 피곤함을 견디다 못해 온몸을 담요로 감쌌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