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정치 - 중부일보

등록일 : 2004-07-13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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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대의 정치는 패거리 정치, 연고주의정치, 그들만의 정치로 요약할 수 있다. 과거의 패거리 정치는 남성이 주도하는 무슨 주류, 무슨 파를 조직해 정치를 사조직화 하여 비민주성을 재생산 해왔다. 연고주의 정치는 지연 혈연, 학연 등으로 난마처럼 뒤얽혀 친분을 과시해왔다. 온갖 관계로 얽어매는 연고주의에 미래는 없다. 결국 그들만의 정치였다. ‘꾼’을 자처하는 직업정치인들이 중심이 되어 권위주의로, 가부장적 권력으로 청년과 여성을 배제하였다. 이제 그들만의 정치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의원 모두의 공감적 합의를 통해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원칙을 세워 의회 내에서부터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1세기의 새정치는 나눔의 정치, 공정한 정치, 선명한 정치가 되어야 한다. 디지털시대의 인터넷을 통해 함께 말하고 호흡하는 쌍방향 정치가 나눔의 정치이다. 정치를 의사소통의 예술로 다시 태어나게 해야 한다. 선거에서 뿐만 아니라 정당 내에서, 의회 내에서의 경선에서도 당리당략이나 야합의 구태가 아닌 공정하고 당당하게 경선하고 수용하는 정치가 공정한 정치이다. 또한 미래를 위한 선명한 정책과 뚜렷한 노선을 제시하는 것이 선명한 정치이다.
21세기의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는 여성 스스로가 정치권에서 남성과 동등한 파트너(equal partner)로서의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 돌돌 말린 상태의 종이를 반대쪽으로 되감아야만 펴지는 원리처럼, 남성과 여성이 힘을 합쳐 조화를 이루어야 제대로 된 정치가 된다. 따라서 아직도 남성이 주도하는 현재의 정치는 결손정치다. 여성이 빠진 정치는 제대로 된 정치라고 볼 수 없다. 부모의 서로 다른 지도력이 조화를 이룰 때 원만한 가정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의사 결정을 하는 위치에 여성이 함께 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여성의 정계입문 수치가 다소 높아졌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능력 있는 여성이 정치권 내에서 배제되거나,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당리당략에 묻혀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돈과 조직이 힘이 되는 불공정 게임을 여성들이 감당해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여성정치인은 투명성과 정의감을 기반으로 탁월한 조정력과 포용력을 지니고 있지만 정치풍토, 공천, 돈, 인맥 등에서는 경쟁력이 없다. 이것은 우리의 정치풍토에서는 여성이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극소수로 정치권에 참여한 여성들도 대부분 남성주도의 패거리정치, 연고주의 정치에 의존해 꽃처럼 장식되어 안주하거나, 아니면 여성이기를 포기하고 드센 남성화된 여성이 되어야 하는 양단의 선택에 내몰려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여성들에게 부족했던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제는 공정한 경쟁을 위한, 그리고 여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 정치가 자원의 배분이기 때문에 인구의 절반인 여성이 당연히 배분과정에 당당히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여성이 나서서 이 불공정한 게임을 공정한 게임으로 바꿔내야 한다. 여성도 선거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지역구에 도전해야한다. 또한 당내경선이나 의회 내의 경선에서도 당당하게 도전하여 단지 ‘여성’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여성이자 역량 있는 정치인으로서 평가받아야 한다.
우리 정치의 현실을 비관적으로 바라보지만 말고 직접 참여해서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정치가 희망과 신뢰를 주어야 한다. 약자를 우선 배려하는 사회, 미래세대를 존중하는 사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는 이상과 꿈만으로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렵고 힘들더라도 그냥 현실과 타협할 수는 없다. 어렵더라도 정치적 소신을 지켜나가는 것이 올바른 길이며, 오늘 죽어도 내일 사는 길이라고 믿는다. 조금만 지나도 그 추태가 백일하에 드러나는 기득권에 연연하지 말고 당장은 편해 보이는 구태의 온실에서 뛰어나오는 용기와 기백이 지금 필요하다.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는 과거의 부패와 비리로부터 자유로운 여성들이 정치적 주체가 되어 희망과 감동의 정치를 만들고, 깨끗한 정치, 보살핌의 정치를 실현해 나아가야 한다. 정치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소망을 들어주고 주민과 함께 아름다운 꿈을 가꾸어가는 것이다. 정치는 마음과 마음을 맞추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상생(相生)이다. 세상에서 이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