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을 보내면서 어머님께 올립니다 - 중부일보

등록일 : 2004-05-25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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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을 보내면서 어머님께 올립니다

 

융단처럼 부드러운 신록이 어머니 품 안처럼 부드럽고 포근한 계절 입니다. 바빠진 들녁에는 어머님의 손길을 기다리는 일거리들이 산더미 처럼 쌓아져만 갑니다.
어머니 평안하신지요?
고되신 일과에도 불구 하시고, 새벽 첫 닭이 울면서부터 시작되는 힘들고 어려운 작업임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셨던, 어머님 모습에, 철이든 지금에서야 머리가 숙여집니다.
 험난했던 보리고개도, 끝이 안보이는 일거리도, 말없이 묵묵히 해내셨던
그 의지야말로 나의 어머니 참 모습 이었습니다.
서울 유학길에 올랐던 고교시절, 방학때 내려가 일손을 돕다 상경 할때면 싫다고 투정부리는 저에게 바리바리 보따리짐을 싸주시면서, 떠나가는 자식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하여, 먼산을 바라보시며 ,주름잡힌 눈가의 이슬이 보이지않게 애쓰고, 까만점이 될때까지 손을 흔들고 계시던 어머니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언제 자라서 우리 정복이가 어른이되나, 하시며 애처럽게 기다리시던 그놈이 어느덧 내일이면 오십이 됩니다. 할머님의 남다른 장손주 사랑에, 항시 뒷전에서 묵묵히 계셨던 나의어머니 자식을 위하는 일이면 모진 고생도 낙으로 삼고, 웃음가득한 얼굴로 대해주신 덕분에, 저 또한 항시 낙천적으로 살려고 노력합니다.
  어머니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늘 말씀하시던 그모습이 생각 납니다. 그러나 어머님은 낙도 행복도 즐거움도 맞이하지 못하시고 오십육세의 한많은 생을 살다 가셨습니다.

 일년만 기다려 달라고 손목을잡고 매달리며 하소연을 했건만, 큰자식의 단칸방 생활이 눈뜨고 보기 싫으셨던지 다시는 감은 눈을 뜨지 않으셨습니다. 1년후면 APT를 사서 꼭 보여드리겠다던 자식의 소명어린 약속을 지켰음에도, 어머님은 영영 보시지 못하시고 떠나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애지중지 하시던 손녀딸은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고 또한 보시지도 못한 어머니의 장손주도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빨리 크기를 원하셨던 이놈 또한 어느덧 오십이되어, 경기도의 머슴으로 일하고있습니다. 효도 한번 못하고, 세상을 사는 이자식은 항상 어머님생각에 죄스러운 마음 금할길 없습니다.
 생전에 제가 KBS TV에 출연 했을때, 어머님의 환한 모습이 어머님의 즐거우심에 첫 번째 일것이고, 결혼해서 첫 딸을 안겨 드렸을때 그렇게도 좋아하시던 모습이, 두번째의 즐거움이셨을 것입니다.
 그 후로는 근심과 걱정이 없는 평온한 천국에서 항시 자식을 내려 보고 계시는 꿈을 자주 꿈니다. 어머니께 못한 효도, 경기도의 머슴으로 어르신들께 어머님을 대하듯,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해에는 1,620여분의 노인어른께 점심을 대접 했습니다.
 올해는 3,000여분의 노인어른께 점심을 해드리고자 약속합니다. 이승에서 못누린 영광 천당에서나 누리시길 두손 모아 기원 드립니다. 어머님 내내 평안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