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과 골프 - 경기신문

등록일 : 2006-03-07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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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시기에 민감한 주제로 한마디 해보고자 한다.

야당의 중진의원이 술좌석에서 모신문 여기자의 가슴을 거칠게 껴안은 성추행으로 당직에서 물러나고 탈당(실제로는 거의 출당이다)한데 이어 이제는 의원직 사퇴의 절벽에 몰려버렸다.

국무총리가 3.1절에, 그것도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등과 골프를 즐겼다가 총리직 사퇴위기에 몰려 있다. 대통령께서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결정을 하신다니 과연 대통령과 가장 코드가 맞는다는 이총리를 읍참마속(泣斬馬謖)할지도 궁금하다.

이 두 사건은 온 국민의 지탄을 받는 사건들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변명과 변호는 가관이다.

먼저 ‘여기자 성추행’과 관련한 황당한 이야기들.

첫 번째, 당사자는 “술에 취해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해 실수했다.”고 변명하였다. 과연 음식점 주인은 성추행해도 된다는 말인가? 전국의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아예 미쳐 버릴 지경이라고 한다.

두 번째, 한나라당 정의화의원은 “술이 약한 분이 60이 넘긴 나이에 과음을 해서 급성알코올 중독 증세로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했다고 유추된다”고 하였다. 또 하나. 열린우리당 한광원의원은 최의원의 행동을 잘못되었다고 하면서도 “아름다운 꽃을 보면 누구나 그 향기에 취하고 싶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만져 보고 싶은 것이 자연의 순리이자 세상의 섭리다.”라고 주장하여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사실 술자리 실수도 있을 수 있고 또 여성에 대한 남성의 호기심도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성추행을 정당화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려고 하는 분들은 정말 어떤 세상에서 살고 계시는 것일까?

‘3.1절 골프’와 관련한 황당한 이야기들.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국회 교육위 회의에서 “등산은 괜찮고 골프는 문제인가?”라고 반문하였다. 아니 평상시에 골프치던 등산가던 누가 문제를 삼겠는가 ? 철도파업으로 국민이 고통을 받을 때 이에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총리의 자세를 지적한 것인데.

여당 정동영 대표는 ‘공직자의 자숙과 기강확립’을 강력히 제기하였고 또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총리의 처신에 대한 강한 문제제기가 잇달았다. 하지만 여당의원들 속에서도 “총리는 골프가 낙인 사람”이라던가 “골프광”이라는 등이 정말 문제의 핵심과 관련없는 주장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이제 이야기를 마치고자 한다.

공인으로, 공복으로 일하는 사람의 자세가 어찌 평범한 사람과 같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옛 성현들은 ‘오이밭 밑에서는 짚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매지 마라’는 교훈을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