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에게 떳떳한 내년도 예산운영을 기대하며 -경인일보

등록일 : 2004-12-29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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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내년에도 8%가 넘는 고성장을 지속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금년 경제성장률은 4.7%에 불과하고 내년 역시 4%에 그칠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중 가장 낮은 성장률이라는 매스컴 보도도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부나 지방정부의 예산편성은 정말 어렵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단한번도 흑자예산을 편성한 적이 없다. 정부가 이럴진대 경기도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도는 내년도 예산에 천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한다고 한다. 교육청 소관예산은 세입대비 세출예산이 초과 편성되어 엉터리 예산이라는 비난도 받았고 사회 각 분야에서 적자예산, 균형예산, 흑자예산에 대한 찬반 논의가 분분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경제살리기를 위한 긴축예산은 필요하고 또한 경제성장률을 반영한 예산편성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편성된 내년도 경기도 예산은 전년보다 8.4% 감소된 규모로 확정됐다. 여당과 야당의 이해관계 상충으로 촉발된 국회의 내년도 예산심의 논란과는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예결특위 간사를 맡았던 필자에겐 여간 다행이 아닐수 없다. 적기에 집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산운영 과정에서 집행부의 예산편성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효율적인 예산집행이다. 긴축예산하에서는 더더욱 합리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일찍이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올바른 백성의 도리는 군주가 되어 보면 더 잘 알 수 있고 현명한 군주의 길은 백성이 더 잘 알 수 있다‘고 논한바 있다.
 
이에 필자는 예산운영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예결특위 위원으로서 작은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몇가지를 논해본다.
 
첫째, 철저한 사업계획의 수립이다. 예산집행의 시한성(時限性)을 극복할 분기별·반기별 집행상황을 체크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여 불용과 이월을 최소화해야 한다. 2003년도 경기도 결산결과, 총예산액의 15%가 미집행되었으며 이중 불용비율은 8%다. 매년 연말 남은예산을 사용하기 위한 몰아치기 공사가 관행처럼 답습되고 있다. 이로 인해 동절기 부실공사라든지 사업부진으로 이월액이 급증하는 현실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따라서 행정절차 이행의 지연이나 사업계획의 변경으로 목표된 사업 추진에 장애가 없도록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둘째, 내년부터 도입되는 일부 성과주의 예산 항목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즉 예산운영의 합목적성과 최대한의 가치창출(Value Of Money)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원의 투입대비 성과측정에 초점을 두므로 집행의 투명성이 보장된다. 이러한 탁월한 기능으로 영·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진작부터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셋째, 공무원의 태도 변화이다. 예산은 도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꼭 필요한 곳에 적정하게 쓰여져야 한다. 솔직히 예산 집행과정에서 상당한 낭비가 진행되고 있고 또한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도민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공개를 꺼려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다. 책임질 사람이 없는 것도 문제다. 불법·부당한 행위만 처벌을 받을뿐 왜 미집행되었는지 왜 잔액이 남았는지는 관심 밖이다. 사업타당성 분석이나 투융자 심사제도 등은 선행되고 있으나 집행문제는 오직 차년도 결산을 통한 사후 확인절차 뿐이다. 집행과정에 대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통제장치가 없는 것이다. 정부투자기관은 재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건전한 재정운영을 위한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행정기관도 예외일 수 없다. 이제라도 내년부터는 도민들에게 떳떳하고 당당하게 내놓을 수 있는 예산집행을 기대해 본다. 경기가 어렵고 긴축예산이 편성된 작금의 현실에선 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