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게 쓰이는 그릇 - 인천일보

등록일 : 2004-12-14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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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릇은 어떤 재료로 만들었든 간에 그것을 쓰는 사람에게는 ‘귀하게 쓰이는 그릇’이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깨끗한 그릇’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의원으로서 1000만 경기도민을 위해 ‘귀하게 쓰이는 그릇’의 역할을 잘 감당해왔는지 스스로를 돌이켜 보면 한없이 부끄럽고 죄스러운 마음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을 평가할 때 외적인 조건인 가문·학벌·재능·지위·직업·재산정도 등을 기준으로 삼아 그 사람의 ‘그릇’을 가늠하기 쉽다. 하지만 사람을 쓸 때에는 외적인 구비조건이 아니라 그 사람의 중심을 보고 평가해 마음이 ‘깨끗한 사람’을 귀하게 써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외적으로 비교해 스스로를 돌이켜 보잘 것 없다고 좌절할 것이 아니라 늘 내 중심을 살펴 ‘깨끗한 그릇’이 되도록 애써야 한다고 생각하며 의정활동을 해왔다.
 언제나 새로운 출발점에 서있다는 생각으로 지난 행정사무감사를 마친 뒤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행정사무감사에는 큰 틀에서 경기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새롭게 조명하겠다는 철저한 사명감과 소명의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매사에 철저한 자료수집, 분석, 정리, 질문 예행연습을 하면서, 대안제시 등 현장에서는 모든 사안을 시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현장을 확인하는 적극적 의정활동이다.
 현장학습을 통해 현장의 눈으로 건전한 비판과 균형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제안에 주력하는 것이 좋은 행정사무감사일 것이다.
 셋째, 경기도의 철학과 원칙이 도정운영에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도정을 운영하는 집행부가 긴 안목을 가지고 경기도의 정체성과 철학을 도정 구석구석까지 전달하고 있는지, 중·장기 계획에 의해 단기정책이 생산되고 있는지를 살펴 철저한 견제와 함께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의미있는 정책감사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직사회가 바뀌어야 하고, 공직사회의 개혁을 주도하는 노동세력과 NGO 세력의 사명감 회복 역시 중요하다.
 넷째, 자유민주 경제활동 세력이 도의회의 역동적인 의정활동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념적 갈등보다는 시대흐름에 유동적으로 대처하는 변화하는 의회상이 필요하다.
 재정위원회 구성, 복식부기제도 도입, 성과주의 예산제도 정착, 경기도의 각종 행정, 예산제도 개선, 단체장의 절대적 권한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정책 제시, 의회지도부와 집행부의 효과적이고 적당한 긴장관계 회복으로 활기찬 정책 의회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집행부와 의회 그리고 시민단체 등 우리 사회의 건전한 세력 모두가 바람직한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며 실천해야 한다.
 도의원은 구체적 질문과 답변, 대안을 이야기할 때 시민의 눈과 입이라는 마음자세를 가지고 해야하고, 집행부는 진지한 그리고 합리적인 시스템에 의해 도정을 운영해야 한다.
 또, 집행부와 의회는 서로 신뢰하며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나눠야 한다.
 그것이 1000만 도민을 향할 때 진정한 선량과 공복의 책임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