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사는 주인이요, 나는 머슴으로- 경인일보

등록일 : 2004-10-16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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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일부터 7일까지 해외 첨단기업 유치를 위한 경기도대표단의 일원으로 필자와 정재영 의원이 미국과 일본을 방문, 경기도 투자유치의 현장에 참여했다. 2일 오후 7시30분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경유, 최종목적지인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Saint Paul) 공항에 도착했다.
 
다음날 오전 7시. 포춘(Fortune)지 선정 105위 기업이며 연간 매출 182억달러, 60여개국에 6만7천명의 종업원을 보유한 3M사와의 조찬미팅으로 시작됐다. 이런 글로벌 기업의 최고 책임자들과 경기도 투자문제를 토의하면서 자부심에 가슴이 벅찼다.
 
상담을 마치자마자 바로 공항으로 이동, 디트로이트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자동차 내장재 부문 세계 제1위 기업인 리어 코퍼레이션(Lear Corporation) 본사에서 예정된 투자협약 조인식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시간이 촉박해 점심식사 조차 거른 채 바로 리어사로 향했다. 1천800만달러의 투자 양해각서에 서명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대표단의 장시간의 여정과 빡빡한 일정의 고단함이 한꺼번에 보상받는 것 같았다. 조인식이 끝나고 일각의 여유도 없이 자동차부품부문 세계1위 기업인 델파이(Delphi)사로 향했다. 델파이사는 지난 4월 이미 경기도와 투자협약을 맺고 7월21일 용인에 연구소를 준공한 기업으로, 경기도는 이 연구소의 진입로 문제를 해결해 준 바 있다.
 
다음날인 3일은 미국의 노동절인 관계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찍 퇴근하는데다 바텐버그 회장 자신이 그날 저녁 비행기를 타야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회장이 직접 우리 대표단을 맞이해 추가투자에 대한 입장을 진지하게 토의했다.
 
4일 우리 대표단은 공기조화장치 제조사인 Coaire사 및 LCD 반사필름 제조사인 A.S.E사와 각각 1천만달러 및 400만달러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일본으로 향했다. 5일 저녁 무렵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하여 도쿄 시내에서 조촐한 한식 만찬으로 여독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6일 일정은 금속재료 업체인 A사 본사 방문으로 시작되었다. A사와는 액정용 금속 타겟재를 생산하는 공장 건설에 대한 MOA를 체결했다. 액정용 산업의 근간이 되는 재료 업체의 유치로 국내 액정사업의 경쟁력이 더더욱 향상될 것이라 생각된다.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 역시 아침 일찍부터 LCD TV관련 부속 업체와 MOU를 체결하고, 마지막 방문기업인 C사로 향했다. 교통 정체로 대표단이 약속시간보다 많이 늦었음에도 따뜻하게 환영해 주었으며 힘 있는 목소리로 직접 회사소개를 해 주신 회장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조인식 후에 인근 호텔에서 조찬 환담을 나누고, 우리 대표단은 나리타 공항으로 향했다.
 
5박6일간의 외자유치는 10개사에서 1억4천80만달러로, 우리의 경제적 어려움속에 이루어낸 성과에 보람을 느끼면서도 손학규 지사를 비롯한 참여 유치단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특히 손 지사는 협상에 필요한 사전 준비를 위해 하루 2시간내지 3시간 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 빵 한 쪽에 주스 한 컵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점심은 건너뛰고 저녁을 먹기도 했다.
 
일본에서의 일정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의 모회사와의 협상에서 손학규 지사의 “귀사는 주인이요 나는 머슴으로, 주인을 모시는 심정으로 귀사를 돕겠다”는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나라 최고로 큰 광역 자치단체장이며 차기의 대권후보로 여론에 부각돼 온 그가 어려운 경제를 살리려 애쓰는 모습에 갈채를 보낸다.
 
돌아오는 길에는 태풍 북상 소식으로 예정대로 이륙할 수 있을지 걱정도 있었지만 대표단의 성과를 축하라도 하듯 기상 상태는 매우 양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