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학교급식지원 조례 제정에 거는 기대 - 인천일보

등록일 : 2004-06-17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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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날씨가 더워지는 이 맘 때면 단골 기사처럼 등장하는 것이 학교 급식으로 인한 식중독 사고와 학교급식과 관련한 업체의 비리 사건이다. 게다가 올 들어서는 쓰레기 만두사건까지 겹치면서 그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급식에서 문제가 생기면 작은 불상사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 경기도 관내 초·중·고등학교 1천700여개 학교에서 학교급식을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만해도 185만명이 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상의 문제로, 인력의 문제 등으로 학교 급식의 고질적인 병폐들이 전혀 고쳐지지 않고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고 있다.
 학교급식은 그저 한 두끼를 때우는 것이 아니라 12년간 우리 아이들의 성장기에 제공되는 아주 중요한 영양공급원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 없이 그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임시처방만으로 때우는 것은 정말 큰일이다.
 다행히도 학교급식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기도가 지난 3월 경기도민 16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주민청구한 ‘경기도학교급식지원조례안’과 검토의견서를 도의회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는 오는 28일 열리는 정례회를 통해 경기도의 검토의견서를 참고, 조례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이 조례안은 학교의 급식재료로 국내산 농·수·축산물을 사용하도록 하고 급식재료 및 각 학교 급식시설을 직영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업비를 도에서 지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조례안은 몇 가지 큰 의의를 갖는다.
 첫 번째는 학교 급식 사고의 주요 원인이었던 식품원자재의 개선이 이루어진다. 우리 농·수·축산물을 사용하면,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약품처리나 잔류 농약으로 인해 큰 문제가 되었던 수입산 식자재의 사용이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유통기한이 지난 냉동식품, 저질 육류, 값싼 인스턴트 식품 등의 사용도 자제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위탁급식에서 직영급식으로의 전환이다. 그동안 경기도 학교 급식의 22%를 차지하고 있는 위탁급식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였다. 급식비리 뿐만 아니라 식중독 발생률도 직영급식에 비해 엄청 높게 나타났으며, 위생 및 안전점검에서도 절반이상의 학교에서 기본적인 위생관리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60점 이하 평가를 받아왔다.
 영리를 목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위탁급식업체의 한계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례제정으로 많은 학교의 위탁급식이 직영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라 위탁급식에서 나타났던 많은 폐해들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번 조례제정의 가장 큰 의미를 급식을 이용하고 있는 학생과 그 아이들을 맡긴 학부모들이 급식문제 해결의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 두고 싶다. 개별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급식의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주체는 당연히 학생과 학부모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이들이 급식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 배제되어 있었다. 이번 조례제정이 16만명이나 되는 도민들이 서명한 주민청구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이제 학교급식의 문제를 해결하는 전면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의사개진을 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안심하고 학교급식을 먹으며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