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에는 왜 침묵하는가

의원명 : 양근서 발언일 : 2015-07-07 회기 : 제300회 제1차 조회수 : 863
양근서의원

본발언을 시작하겠습니다. 남경필 지사의 의회 경시가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본회의에서 예산집행을 유보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 남경필 지사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아침 격론 끝에 예산배정된 것은 법의 요건에 어긋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 집행을 하겠다. 그리고 의회의 이러한 결정사항을 충분히 존중하겠다.” 이런 답변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그런데 7월 1일 기준으로 세출예산 유보사업현황을 제출받았습니다. 자료를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5월 당시에 집행이 유보된 사업은 12개 사업에 총 128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7월에 유보된 사업현황을 보면 9개 사업에 35억 원이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12개 중에 3개만 집행을 하고 나머지 9개 사업은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아침에 예산 담당부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3D프린팅사업과 의용소방대 소집수당사업 2개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다 집행을 하겠다 이렇게 답변을 했습니다.

의회를 이렇게 경시하고 무시해도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본회의에서 동의한 이후에 다시 본회의장에서의 답변과정에서 전부 다 이행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그동안 이행하지도 않고 있다가 또다시 이것을 본회의장에서 질의를 하려고 하자 이행하겠다고 답변을 하고 있습니다. 조삼모사(朝三暮四)로 의회를 조롱하는 것입니까? 저는 이것은 굉장히 소통과 협력 더 나아가 연정을 위한 신뢰를 운운하는 남 지사가 말로는 신뢰 운운하지만, 소통을 운운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렇게밖에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남경필 지사께서는 이후에 적절한 과정을 거쳐서 해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남 지사께서는 메르스보다 무서운 탄저균에는 왜 침묵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정부의 오산 미공군기지의 탄저균실험 합동조사가 부실투성이인 데다 정부가 탄저균 반입사실을 그동안 모르고 있었다고 밝힌 것과 달리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보건복지부는 미 국방부로부터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배송된 탄저균의 환경 내 유출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 지난 5월 28일 주한미군과 합동으로 합동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주한미군 통합위협인식프로그램, 일명 주피터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유관기관 초청 시연회를 6월 5일 날 개최할 예정이었고 이 시연회에 유전자분석장비 소개를 위해서 죽은 상태의 탄저균 샘플을 탐지시험 목적으로 반입했다고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더 나아가서 이 샘플이 기지 내 BSL-2급 실험실 냉동고에 보관돼 있다가 5월 27일 미 국방부로부터 검체인 탄저균 샘플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폐기하라는 통보를 받고 탄저균의 생균주 진위확인 없이 무조건 폐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부실한 현장검증 그리고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작성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본 의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그래서 이 결과에 의해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첫째, 최소한 국방부 등 탄저균 반입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할 만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6월 5일 유전자분석장비 소개를 위한 유관기관 초청 시연회는 예정대로 진행이 됐습니다. 여기에 국방부, 보건복지부가 참여를 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이 시연회에 당초 초청되지도 않아서 까마득히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5월 28일 합동조사 당일에야 이 사실을 알고 국방부에 참석요청을 해서 참관을 하게 됐다고 설명을 했습니다. 따라서 국방부는 최소한 탄저균 배달사고를 미 국방부에서 시인한 5월 27일 이전에 이미 초청장을 받은 것은 물론, 이 행사가 탄저균 탐지실험이라는 내용까지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두 번째, 정부는 5월 28일 합동조사 시 핵심적인 사고현장인 지하실험실에는 접근조차, 들어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미군 측의 일방적인 설명만 듣고 해당 실험실이 BSL-2급의 실험실이라고 확정해서 조사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설사 이 실험실이 BSL-2등급이라 할지라도 보시는 바와 같이 WHO Biosafety level 운영지침에 따르면 BSL-1급 수준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굉장히 안전장비나 시설수준에서 미약한 상태입니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실험실 내 생물안전작업대(BSC) 등급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로 정부는 5월 28일 이전에 주한미군에서 죽은 탄저균이라 할지라도 탄저균 반입이 이전부터 있었는지에 대해서 전혀 조사나 정보를 얻지 못한 상태로 지금 머물러 있습니다. 정부는 물론이고 경기도 한복판에서 핵무기만큼이나 살상력이 강한 생물화학무기로 메르스보다 더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탄저균실험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경기도는 무대책과침묵으로만 일관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생물테러 대비ㆍ대응 종합평가에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기관표창까지 받았습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와 경기도 안성시가, 올해는 6월 수원에서 탄저균 여부 검사를 비롯한 모의 생물테러훈련을 할 예정이었고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도 한복판의 미군기지에서 막상 실제상황과도 같은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도, 조사활동도 하지 않고 정부의 일로만 치부한 채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배달사고가 아닙니다.비밀리에 국민 모르게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서 탄저균 생균실험을 하다가 탄로 난 탄저균 유출사고입니다. 남경필 지사는 메르스 방호는 물론이고 정부와 미국의 눈치만 보면서 경기도 마당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탄저균 실험에 침묵할 것이 아니라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엄정하고 객관적인 재조사를 요구하는 한편 경기도도 적극적으로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관련 법정비와 불평등한 소파개정을 위해 도민 앞에서 당당하고 강력하게 싸워야 할 것입니다.

이상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