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35주년을 맞아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의원명 : 김준현 발언일 : 2015-05-18 회기 : 제297회 제1차 조회수 : 805
김준현의원

 존경하는 1,250만 경기도민 여러분, 강득구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포 출신 김준현 의원입니다.

오늘은 5ㆍ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입니다. 지난 1961년 5월 16일 박정희 육군 소장이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고 4ㆍ19민주화혁명을 뒤엎은 바 있습니다. 그는 유신을 통해 종신대통령을 꿈꿨습니다만 이루지 못했습니다. 유신정권 몰락 후 대한민국은 민주화 열망에 가득찼습니다. 하지만 35년 전 오늘 전두환 군부세력이 탱크를 앞세워 광주시민과 온 국민의 민주화 열망을 짓밟았습니다. 전두환 군부세력은 하나회를 통해 길러낸 정치군인들이었습니다. 그들도 선배가 그랬던 것처럼 탱크와 총칼로 권력을 빼앗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일어났습니다. 마침내 전두환 군부독재를 끝내고 민주주의를 쟁취했습니다. 그리고 1997년 민주개혁세력이 집권하는데 성공했습니다. 1980년 광주시민들이 전두환 군부에 맞서 싸우지 않았다면 오늘날 민주주의를 이뤄낼 수 없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광주시민들에게 커다란 빚을 진 셈입니다.

존경하는 1,250만 도민 여러분! 우리가 피로써 쟁취한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최근 국정원과 정보사의 수장들이 대선개입 혐의로 구속되고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의 최대 수혜자는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5ㆍ18 35주년을 맞아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하여야 합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언론자유가 크게 위축됐습니다. 또한 실체도 없는 이유를 들어 정당이 해산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헌법이 보장한 시민들의 집회와 시위를 차벽과 최루액으로 막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나아가 보훈처에서는 5ㆍ18의 상징인 “임을 위한 행진곡”조차 통합을 저해한다는 황당한 이유를 들어서 제창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나서 5ㆍ18정신을 훼손하니까 일베와 같은 극우 혐오세력들이 기승을 부리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그 끝은 너무도 명백합니다. 우리는 그 어두운 세월을 겪은 국민입니다. 역사를 되돌릴 수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온전한 민주주의를 물려줘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제도입니다. 정치와 경제의 불평등을 비롯해 온갖 불평등을 시민들의 뜻에 따라 해소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민주주의가 훼손될수록 불평등이 늘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한나 아렌트는 인간다운 방식으로 정치적, 사회적 또는 경제적 고통을 완화하는 일이 불가능해 보일 때면 언제든 전체주의가 부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존경하는 강득구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 의회민주주의도 심각한 위기입니다. 얼마 전 국회의 연금개선안을 대통령이 뒤엎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대통령이 법안을 반대한다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거부권을 행사해야 됩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여야 대표까지 나서서 합의한 내용을 뒤엎었습니다. 저는 의회를 무시하는 민주주의란 없다고 확신합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지난 4월 13일 경기도 역시 의회민주주의 손상을 염려할만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실관계를 떠나 남경필 지사와 의회의 논란은 의회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남경필 도지사님! 연정은 인내입니다. 참지 않는다면 결국 서로에 대한 불신만 싹틉니다.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남 지사께서는 연정의 바탕은 신뢰라고 말하지만 신뢰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상대방 입장이 돼서 참고 기다려야 신뢰가 생깁니다.

마지막으로 5ㆍ18 민주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