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지사의 잦은 말바꾸기가 의회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의원명 : 양근서 발언일 : 2015-04-13 회기 : 제296회 제2차 조회수 : 1060
양근서의원

 안녕하십니까? 도시환경위원회 소속 예결특위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간사 양근서 의원입니다. “한 사람을 속이면 사기꾼이고 나라 전체를 속이면 정치인이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툭하면 거짓말을 해대고 그때그때 말바꾸기를 잘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에서 나온 풍자이니 결코 가볍게 들을 일이 아닙니다.

남경필 도지사께 묻습니다. 이 말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습니까? 남 지사는 틈만 나면 “연정으로 권력을 나누겠다.” 이렇게 말했지만 실제로는 잦은 말바꾸기로 의회를 무시하고 의회를 약화시켜 의회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벌써 2/4분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올해 본예산 중 의회에서 증액하거나 신규로 편성한 사업들만 골라서 집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 자료 요청에도 한 달째 감감무소식입니다. 이 때문에 해당 사업을 추진해야 할 관련 부서와 기관, 시군에서는 수개월째 전전긍긍 경기도의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표1에 지난해 본회의 예산안 의결 속기록입니다. 강득구 의장이 묻습니다. “일부 항목 증액 및 새로운 비용항목을 설치한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십니까?” 남경필 도지사, “동의합니다.” 남경필 지사에게 다시 묻습니다. 올해 본예산안에 분명히 동의하지 않았습니까? 왜 이제 와서 딴소리입니까? 무슨 말을 했는지 잊었습니까, 아니면 거짓말한 것입니까? 의회가 심의 의결한 예산을 집행부가 또다시 심의하겠다는 것입니까? 사업예산을 집행하지 않는 것은 또한 직무유기가 아닙니까. 무엇보다 의회에서 통과된 예산을 집행하지 않으면서 무슨 연정을 하겠다는 것입니까. 학교시설개선지원금 288억 원의 사용처에 관한 논란은 남경필 지사의 말바꾸기와 의회 경시 태도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에 불과합니다.

표2와 같이 경기도의회는 경기도가 지원키로 한 학교시설개선지원 예산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쓸지 정하여 본예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남경필 지사는 이것을 전액 노후 화장실 개보수 사업에 사용하라며 현재까지 단 한 푼도 교육청에 전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까지 스스로 의결한 예산안을 부정한 채 화장실 사업에 쓰라며 남 지사의 장단에 맞춰 경기도교육청을 다그치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참으로 민망하고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별도로 노후 화장실 개선 사업 예산을 세워 놨습니다. 우선 이것으로 화장실 고치고 더 필요하면 추경이나 내년 예산안에 담으면 될 일입니다. 화장실이 아무리 급하다고 옷도 안 내리고 일을 봐서야 되겠습니까.

남경필 지사와 집행부의 의회 경시 태도는 이미 도를 넘어섰습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모습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이런 식에 지나지 않습니다. 예산은 의회에서 의결된 편성목적과 사업내용에 맞게 집행하는 것이 원칙이자 상식이고 의회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원칙과 상식이라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남경필 지사는 또한 무상급식에 대한 말바꾸기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남경필 지사의 무상급식 관련 최근 언론보도를 참고하십시오. 마치 이전부터 일관되게 무상급식을 지지하고 찬성해 왔던 것처럼 말하고 경기도의 올해 첫 무상급식 예산지원이 본인의 의지였던 것처럼 호도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대조를 이루며 정치적으로는 금번 무상급식 논란의 최대 수혜자가 됐습니다. 그러나 불과 5개월 전 발언을 보면 앞과 뒤가 완전히 다른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표5 남경필 지사의 무상급식 관련 경기도의회의 답변내용입니다. 김종석 의원이 묻습니다. “무상급식 조례 받으시고 무상급식 예산 지원하실 용의가 있으십니까?” 도지사 남경필, “현재까지 도에서 해왔던 방식이 좋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계속 따라갈 생각입니다.” 김종석 의원,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남경필 도지사, “전임 도의회와 행정부가 굉장히 좋은 모델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전임 지사 시절, 전임 도의회 시절의 좋은 선례는 따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보시는 것처럼 당시에는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굉장히 좋은 모델이었다고 하는 김문수 전 지사의 무상급식 정책은 과연 어떤 모델이었습니까?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정치쇼에 불과했습니다. 15개 시도가 해당 지역 무상급식 예산의 평균 25%를 교육청에 지원하고 있을 때 경기도는 2014년까지 단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표6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일선 시군과 예산을 분담해 2010년부터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을 때 경기도는 염치없이 5년간 무임승차만 해왔을 뿐입니다. 다른 시도는 무상급식 지원과 별개로 시행하는 친환경급식지원사업을 경기도만 마치 무상급식 지원사업인 것처럼 호도했습니다.

남 지사가 말바꾸기 한 사례는 이루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있습니다. 취임 후 2014년 8월에는무상급식의 안정적 지원과 제도화를 추진한다고 정책연정에 합의했습니다. 물론 표8의 보도와 같이 올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무상급식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음으로써 이 합의도 3개월짜리 공수표로 만들었습니다.

이 밖에 경기도교육청이 288억 원 중 211억 원을 무상급식을 하는 데 필요한 급식기구, 시설확충에 쓸 계획인데 이것마저 남 지사는 쓰지 말고 화장실 개보수에 쓰라며 예산 집행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한 입으로 두 말, 세 말까지 해 가며 어떤 말이 진짜인지거짓인지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습니다. 그때그때 상황논리로 장사가 될 것 같은 인기발언에 영합하는 것은 그야말로 철학도 없고 소신도 없는 정치인의 전형적인 포퓰리즘 행태입니다. 중요 사안에 대해서 자신이 과거에 무슨 말을 했는지조차 기억을 못해서 말바꾸기가 잦은 것이라면 더욱 큰 문제입니다. 남 지사는 취임 1년이 되기 전에 잦은 말바꾸기로 신뢰성과 도덕성, 진정성에 큰 결함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웅변해 가고 있습니다.

남 지사는 예산연정, 시군연정 등 경기도 연정도 좋지만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부터 먼저 져야 됩니다. 그리고 의회를 존중하는 태도부터 갖추고 의회민주주의부터 배워야 합니다.

끝으로 세월호 1주년을 맞아 마치 피하기라도 하듯 외국방문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에게 심한 유감을 표하며,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시행령을 즉각 철회할 것과 세월호 선체 인양 결정을 빨리 내려줄 것을 촉구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동아일보 기사입니다. “초등교 화장실 고치기로 편성한 288억을 급식시설 개선에 쓰겠다는 도교육청”이라는 제목으로 해서 마치 이 문제와 관련해서 도교육청이 생떼를 쓰고 있는 것처럼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말미에 “남 지사가 박수영 행정부지사를 최근 도의회에 보내 재발방지를 요구했고 확답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마무리가 되어 있습니다. 이것의 사실여부를 의회사무처장은 해주시기 바랍니다. 적반하장입니다. 누가 누구에게 재발방지 약속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의회사무처 그리고 경기도에서는 이 동아일보 보도에 대한 경위조사를 해서 보고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