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스 공장폐쇄 정리해고 사태에 대하여

의원명 : 안승남 발언일 : 2015-04-07 회기 : 제296회 제1차 조회수 : 864
안승남의원

존경하고 사랑하는 1,270만 경기도민 여러분! 김유임 의장님과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남경필 도지사와 이재정 교육감님 그리고 모든 공직자 여러분! 정론직필에 힘쓰시는 언론인 여러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경제과학기술위원회 고구려의 기상 태극기의 도시, 구리월드디자인시티를 추진하고 있는 구리 출신 안승남 의원입니다.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LCD 생산업체인 하이디스 테크놀로지가 335명에게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회사의 총무ㆍ인사ㆍ회계 부문을 남겨두고 공장만을 폐쇄했습니다. 회사의 희망퇴직을 거부한 80여 명이 졸지에 직장을 잃고 해고노동자의 처지가 되었습니다. 우리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 민생실천위원회는 정리해고 시한인 지난 3월 31일 하이디스 공장을 방문하여 노동조합 노동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사용자 측에 성의 있는 문제해결을 요청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측은 적자경영으로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말만 되풀이했을 뿐 문제해결의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에 따르면 하이디스는 지난해 특허권 대여료로 900억 원의 흑자를 기록한 만큼 정리해고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노조 측에서는 대만기업 E-INK사는 광시야각기술(FFS) 원천기술 특허 등 기술력을 빼내기 위해 하이디스를 인수했고 이후 공장폐쇄와 정리해고를 강행해 ‘제2의 쌍용차 사태’라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난 수 년 동안 하이디스가 ‘제2의 쌍용차 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많은 이들이 경고했는데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현장조사와 면담을 통해 우리는 하이디스 문제는 하이디스만의 문제가 아니고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하이디스 공장이 위치한 경기도는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외국인 투자기업이 많은 경기도에서 다시는 이러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평택의 쌍용자동차 문제에 이어 이천 하이디스 문제로 외국인 투자기업의 기술이전, 고용문제는 경기도의 핵심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남경필 지사는 고용창출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고용을 유지하여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는 것은 더욱 시급한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회기에 경기도의회에 제출한 경기도 이천시 하이디스 테크놀로지의 공장폐쇄ㆍ정리해고에 관한 건의안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하이디스 사태는 외국 자본에 의한 기술유출 피해를 당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노조 측 관계자에 따르면 E-INK사는 2008년 하이디스사 인수 이후 그간 특허권 장사로 2014년 한 해에만 약 900여억 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2020년까지 5,000여억 원의 특허권 수입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반면 인수 이후 매출액 대비 설비투자율이 고작 2%에 불과한 것에서 확인되듯이 기술개발이나 설비투자는 거의 하지 않으면서 그간 800여 명의 노동자를 직장에서 쫓아냈습니다. 또 하이디스사가 소유한 광시야각(FFS) 원천기술을 빼내 E-INK사의 협력사들이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소중한 국내기술을 유출했습니다.

이렇게 E-INK사는 기술을 빼내 매출을 올리고 공장시설에 대한 투자는 거의 하지 않는 이른바 기술유출ㆍ국부유출, 먹튀 해외기술 투자자본으로 돈벌이가 되는 특허권 장사만 남기고 공장은 폐쇄하고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했다는 점에서 기업윤리를 저버린 투기자본의 탐욕스런 정체를 만천하에 드러낸 것입니다.

저는 하이디스 본사인 대만 E-INK사가 지금 당장 특허권 대여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부라도 생산현대화와 설비개선에 투자해서 경영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이디스사가 이미 기업의 윤리를 저버리고 탐욕스런 정체를 드러낸 이상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디스가 이 지경에 이르게 한 데는 정부와 국회의 책임도 있습니다. 외국자본의 유치를 위해서 꼭 필요한 규정까지 규제라는 이유로 다 풀어주면서 엄청난 수익을 가지고 본국으로 떠나버리는 먹튀 투기자본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도 할 수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국회는 투기성 외국자본이 아니라 생산적 투자에 기여할 수 있는 국외자본 유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외국인투자 촉진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또한 국가핵심기술의 범위를 보다 확대하고 불법적ㆍ편법적 기술유출을 막을 수 있는 산업기술 보호법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 자리에서 남경필 지사에게 촉구합니다. 정리해고의 절박한 처지 속에서 생존의 위협에 내몰린 하이디스 노동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노동자와 가족을 위한 지원활동에 적극 나서 주시기 바랍니다. 적지 않은 외국인 투자 전용공단을 가지고 있는 경기도에서 일자리를 지키고 외국인 투자자본의 지나친 탐욕을 바로잡아

하이디스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하면서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5분발언의 기회를 주신 의원님들과 끝까지 경청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