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으로 시행중인 9시 등교정책에 대한 재검토 촉구

의원명 : 이순희 발언일 : 2014-09-17 회기 : 제290회 제3차 조회수 : 1136
이순희의원
존경하는 천이백육십만 경기도민 여러분! 천동현 부의장님과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남경필 경기도지사님, 이재정 교육감님! 도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애쓰시는 언론인 여러분! 그리고 관계공무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순희 의원입니다. 저는 도의원 신분 이외에 두 중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입니다. 최근 학부모로서 매우 안타깝고 이해되지 않는 일을 겪고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최근 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9시 등교 문제입니다. 아이들을 키우지 않거나 맞벌이를 하지 않는 가정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크게 느끼지 못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맞벌이를 하고 직장을 가진 부모의 입장, 엄마의 입장에서는 9시 등교 문제는 매우 큰 사안이며 심하게는 직장생활의 위기로까지 귀결되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재정 교육감께서는 학생들의 9시 등원을 일선학교에 권고하였고 이에 참여하는 학교는 무려 90%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교육감께서는 9시 등교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하여 과연 깊이 생각해 보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또한 학부모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는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면서 당사자인 학부모들과 얼마나 많은 의견을 교환하셨는지, 학부모들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하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왜 이렇게 급하게 학부모들과의 소통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시행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9시 등교정책의 문제점과 의견에 대해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아이들의 안전문제와 탈선의 위험입니다. 기존에는 맞벌이 부모가 아이를 학교에 등원시키고 출근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학교가 멀거나 등굣길이 위험한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아이를 등교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9시 등교로 인하여 이제는 아이가 혼자 등교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버스를 타야 하고 위험한 길을 혼자서 가야 합니다. 등굣길에 어떤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나쁜 사람을 만나지 않을까? 부모의 신경은 온통 아이가 안전하게 학교에 등교했는지 쏠리게 되어 직장에 출근하여도 좌불안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늦은 등원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시간에 아이들이 방치되는 문제입니다.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부모 없이 방치되는 시간들은 이들이 잘못된 길로 빠져들 수 있는 좋은 유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충분한 검토와 대책 없이 졸속 시행한 절차상의 문제입니다. 교육감께서는 학부모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가장 큰 당사자인 학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시범학교를 지정하여 운영한 후 그 결과 정도는 검토해 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9시 등교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 후 시행했어야 합니다. 교육감께서는 지역사회와 학교, 학생이 유기적으로 참여하여 만들어가는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공약을 실현하는 데 의지가 있다면 이토록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정책 앞에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지역사회와의 연계,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의와 협조체제가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9시 등교정책으로 도대체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9시 등교정책으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이로 인해 잃는 실이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감께서는 9시 등교조치를 일선학교에 자율 권고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강제 권고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육감의 권고에 따르지 않아 발생할 행ㆍ재정적 불이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는 일선학교장의 재량을 제한하는 매우 비민주적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민주교육을 실현하는 교육감의 자세인가요? 학생들과 학부모를 볼모로 진행되는 정책실험을, 명분 없고 득이 없는 정책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경기도교육감직 인수위원회에서는 교육백서에서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 실현을 첫 번째로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학부모의 고민과 근심을 덜어주는 민생교육 지원과 학생이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하도록 돕는다는 내용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본 의원은 이러한 약속이 과연 진실되고 의미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9시 등교정책에서 이러한 약속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교육감의 약속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이 아닙니까? 책임교육이 무엇입니까! 실제로 일선의 교사들은 학생들의 9시 등교로 인해 학교 밖까지 통제권이 미치지 못해 발생할 문제들에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9시에 등교하고 싶어도 가정의 환경으로 인하여 일찍 등교해야만 하는 아이들, 부모가 출근하는 시간과 등교하는 시간 사이에 발생하는 탈선과 안전상의 문제들, 이런 것들을 두고 책임교육이라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학부모의 고민과 근심을 덜어주는  민생교육을 말할 수 있습니까! 이런 것이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하도록 돕는 일입니까? 늦었지만 교육감께서는 이제라도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고 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학생들의 안전과 올바른 교육을 위한 정책이 무엇인지, 책임교육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시기를 부탁드리며 발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