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구제역 정책결정권 없어 구제역특위 증인 출석요구 부당

의원명 : 박종덕 발언일 : 2011-04-05 회기 : 제258회 제1차 조회수 : 684
박종덕의원
천이백만 경기도민과 특별히 우리 방청석에 오신 용인시 지역의 어른신 여러분!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발언기회를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도 제 사랑하는 부모님은 제가 어릴 때, 자랄 때 애지중지 키우시던 누렁소를 기억할 수 있습니다. 이른 새벽 새벽안개 속에 소죽을 쑤시며 노을 지는 저녁에 하천변에서 소몰이를 하며 버들피리를 함께 불던 어린 아들이 공부 잘해서 가난을 대물림하지 말라고 당부하시던 우리 부모님이 계셨습니다. 이제 그 부모님의 재산목록 1호인 누렁이 소는 우리 주위에서 사라진 채 그 누렁이가 썼던 멍에도, 산비탈 밭을 갈던 쟁기도, 문전옥답 써레질을 하던 써레조차도, 마지막 갈 때 딸랑거리던 워낭소리마저도 우리 곁을 다 떠나갔습니다. 못내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 66회 식목일을 맞이하면서 더욱 죄스러움이 더해만 갑니다. 그가 있어 행복했던 우리 부모님, 연년이 낳아주던 새끼 소가 우리 형제 학비와 셋방살이 밑천이 되기도 했고 명절에 입을 새 옷을 살 수 있었던 행복을 주던 누렁이를 생각하면서 이 시간 구제역특위의 문제점을 함께 고민해 볼까 합니다.
  신속히 대응하라, 영하의 강추위 속에서 매뉴얼을 지켜가며 확산되어가는 구제역을 잡기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축산 종축장과 대관령 목장도 어쩔 수 없이 무너져버렸습니다. 신속히 대응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한 공직자와 공직자의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서 시민단체 참여자 분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만약 철저히 대처하라고 했더라면 지금의 제2차 환경재앙은 고민할 필요가 있겠는가 여러분 같이 한번 생각해 봅시다. 구제역행정조사특위는 구제역 발생 및 확산에 대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및 환경오염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구제역 재발방지를 위한 정책적 조언을 하고자 함이었지만 구제역 발생은 국가적 차원에서 원인규명과 대책이 나와야 되는 게 맞겠지요. 중앙정부 주도하에 발병, 진단, 살처분 및 매몰처리의 전 과정에 대한 매뉴얼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구제역에 대한 중요 정책결정 권한도 없는 경기도지사를 증인으로 출석요구하는 것은 당리당략에 의한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정부의 매뉴얼에 따라 경기도가 집행한 구제역 대응과정을 조사하고자 한다면 지사를 출석시키지 않고도 관계공무원, 과장, 국장을 먼저 출석시켜 답변을 들어도 충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굳이 지사의 답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후에 특위에서 도지사 출석요구를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방대한 자료요구와 함께 지쳐 있는 관련공직자들을 다시 한 번 더 피곤하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 재발방지를 위하여는 모든 특위업무에 우리 공직자들은 성실히 답변해 주실 것이라 저는 믿고 있습니다.
  최초의 특위의 회의록을 살펴보면 전체 내용이 지사의 증인선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만장일치라는 말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30일 특위에서도 존경하는 위원님들의 발언내용이 축산농가를 위함이 아니라 지사 흠집내기에만 혈안되어 있음을 회의록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특위 위원장은 조사중지를 선언하면서 4월 5일 회의를 속개할 것을 양당 간사가 합의하였다면서 있지도 않은 내용을 멋대로 낭독한 후 끝내버리는 독선의 극치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미 보도된 내용을 통하여 존경하는 위원님들이 아시겠지만 30일에도 좋으니, 다음 날이라도 좋으니 당장 축산농가를 위하여 특위를 속개하자는 저의 의견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지사 출석요구서를 보내고 회의날짜를 정하는 것조차 마음대로, 멋대로 하니 구제역은 종식되었으나 축산농가의 한숨은 더 커지기만 합니다.  구제역행정사무조사특위가 구제역조사를 빌미로 지사에 대한 흠집내기용 증인출석을 계속 요구하면 천이백만 경기도민과 구제역과 관련된 축산인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겁니다. 즉시 천이백만 도민을 위하여 할 일 많은 지사에 대한 명분 없는 증인출석요구를 철회하고 경기도의회 민주당은 도지사의 증인출석요구에서 벗어나 구제역특위 구성목적의 활동에 부합되도록 조사특위를 운영해 줄 것을 바랍니다. 축산농민을 위한다면, 정말 특위 활동을 하시려면 누렁소의 목에 걸린 워낭소리 따라서 농심으로 돌아가 발로 뛰는 활동을 우리 함께해 봅시다. 봄은 왔습니다. 산수유 노란 꽃봉오리가 어여쁜 오늘 식목일에 나무 한 그루를 심듯이 우리 특위의 축산농가를 위한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나무를 여야가 함께 심어봅시다. 경기도 축산인을 위해서라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