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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의 탈을 쓴 정치: 감춰진 예산, 책임지지 않는 도정”

의원명 : 오창준 발언일 : 2025-06-27 회기 : 제384회 제4차 조회수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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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1,420만 경기도민 여러분,

김진경 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김동연 도지사, 임태희 교육감을 비롯한 공직자,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광주 출신 국민의힘 오창준 의원입니다.

 

오늘 저는 기금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예산 운용의 기만성,

도지사 재정 철학의 책임 문제를 제기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2024회계연도 경기도 결산서를 보면,

건설국 예산현액은 약 9,600억 원입니다.

전년도 약 7,600억 원과 비교하면,

2,000억 원 늘었지만, 그 속엔 구조적 왜곡이 숨겨져 있습니다.

 

2023년 건설국에 융자된 지역개발기금은 628억 원,

그런데 2024년에는 무려 5,019억 원으로 폭증했습니다.

이 융자금이 9,600억 원 안에 포함돼 있습니다.

즉, 예산의 외형은 유지한 채, 실질 재원은 기금 융자로 채워놓은 구조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기금이 어디에 쓰였느냐입니다.

기금은 대부분 계속사업에 투입됐고,

이는 원래 일반회계로 편성돼야 했을 사업들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금이 대체 투입되었습니다.

 

결국 일반회계가 부담해야 할 필수사업비를 기금으로 돌리고,

그만큼의 일반회계 재원은 도지사의 정치적 공약사업인

기회소득이나 기후위성 사업 등에 사용됐을 개연성이 큽니다.

지역개발기금이 본래 목적과 무관한 사업에

대규모로 편법 전용된 것입니다.

 

이러한 왜곡은 처음이 아닙니다.

2020년, 21년, 도는 지역개발기금 1조 5천억 원을

재난기본소득에 쏟아부어 기금 목적을 정면으로 위반했습니다.

도의회는 이를 바로잡고자 2023년 조례를 개정해,

도지사 재량 항목을 삭제하고 공공투자사업에만 허용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조례마저 무시된 채 편법 전용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재정 구조가 정당합니까?

정말로 도민의 삶을 위한 배분이라 할 수 있습니까?

 

이것이 바로 경기도의 ‘돌려막기식 예산 편성’,

그리고 기금 본래 목적을 왜곡하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지역개발기금은 도민의 삶을 위한 기반시설 투자재원이지,

도지사의 정치 프로젝트의 마중물이 되어선 안 됩니다.

 

이 문제는 결코 본 의원 혼자만의 생각이 아닙니다.

정부도 같은 문제의식을 공식 평가로 드러냈습니다.

 

행정안전부의 평가에 따르면,

경기도는 100점 만점에 74.37점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최하위, 즉 꼴찌 였습니다.

기금 집행률 역시 60.7%로 꼴찌를 하며

다른 시도 평균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기금을 끌어다 쓰고도,

가장 형편없이 운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김동연 도지사는 기획재정부 장관, 경제부총리를 지낸 사람입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예산통이자, 국가 재정을 설계하고 조정했던 인물입니다.

그런 분이 이 기금 운용 실태를 몰랐다면,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알고도 방치했다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예산을 왜곡 편성한 셈입니다.

 

“기금은 그렇게 많이 끌어다 쓰면서, 왜 이렇게 엉망으로 운용합니까?”

“이게 과연 경제부총리를 지낸 도지사가 책임지는 기금운용의 민낯입니까?”

 

기금은 도지사의 정치적 실험을 위한 예산 뒷주머니가 아닙니다.

도민의 혈세로 조성된 특정 목적 자금이며,

공공성과 책임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경기도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첫째, 기금의 편성 및 융자 구조를 전면 재검토하십시오.

기금은 본예산의 탈출구나 정치사업의 우회 경로가 되어선 안 됩니다.

둘째, 도지사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합니다.

전국 꼴찌라는 기금 집행 성적에 대해

도민 앞에 해명하고 운영 정상화 계획을 밝히십시오.

 

의회는 도민의 마지막 보루입니다.

기금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는 모든 회계 왜곡,

반드시 뿌리 뽑겠습니다.

도민의 세금이 도민의 삶을 위해 제대로 쓰이도록 지켜내겠습니다.

 

이상으로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