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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의 자살과 남성의 산재사망, 죽음에 책임지지 않는 사회

의원명 : 신정현 발언일 : 2021-06-09 회기 : 제352회 제2차 조회수 :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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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1,380만 경기도민 여러분! 선배ㆍ동료 의원님 여러분! 관계공무원 여러분!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고양 출신 더불어민주당 신정현입니다.
저는 오늘 청년의 죽음에 침묵하는 사회에 대하여 고발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우리 사회는 경제적 양극화 속에 코로나 블루까지 겹쳐 약자들 간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취약한 사회적 안전망에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어릴 적부터 배웠던 성실하게, 착하게, 최선을 다해 살면 잘살 수 있다라는 교훈, 이 말이 옛말이 되어버린 것은 웃을 일은 아닐 것입니다. 희망을 보기보단 절망을 먼저 보게 되는 청년세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20대 청년 여성들의 자살시도가 전년 대비 43% 이상 급증했고 전체 자살시도자 중 21%가 20대 여성으로 남녀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해고율 역시 남성 3명이 해고될 때 20대 여성은 10명이 해고될 만큼 대량해고의 대상이 된 것 역시 20대 여성입니다. 20대 여성이 참여하는 업종 중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았기에 업종 특성상 실업급여와 고용유지 지원금 등 주요 지원정책의 수혜율이 매우 낮아 사회안전망으로부터도 소외되었습니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고사는 20대 남성 청년들의 몫이 된 지 오래입니다. 평택항에서 작업 중 300㎏에 달하는 컨테이너에 깔려 사망한 故 이선호 씨, 2018년 홀로 위험업무를 하다 컨테이너벨트에 끼여 숨진 故 김용균 씨, 2017년 특성화고 현장실습 중 프레스에 눌려 숨진 이민호 씨,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 중 열차에 끼여 숨진 김모 씨. 정부는 지난 3월 25일 2021년 산재사망사고 감소대책을 발표하고 2021년 사망사고를 20%까지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올 4월에만 산재로 6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여러분! 또 하나의 슬픈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20대 청년 고독사를 아십니까? 고독사 이야기는 통계가 아닌 사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의 지역구에 두 달 전 24살 된 청년이 죽었습니다. 이 청년은 지방에서 올라와 음식점 서빙을 하며 꿈을 키워왔습니다. 코로나19로 이제는 그 일조차 하지 못해 월세를 6개월 이상 밀렸고 끼니를 때우지 못했으며 도시가스조차 끊겨 차디찬 바닥에서 잠을 자야 했습니다. 그에게 주어진 작디작은 방 한 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3주 만에 발견되었고 그 슬픈 현실은 가난과 결핍에 바둥거릴 때 우리 누구도 그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라는 것과 그가 죽어서야 비로소 이 세상에 그의 존재가 알려졌다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우리 사회는 20대 여성의 자살, 20대 남성의 산재사망 그리고 청년의 고독사를 단 하나의 문장으로 압축합니다. “청년이 죽었다.” 정부도, 언론도 잦은 청년의 죽음에 어느덧 관심조차 줄어들고 있는 형국입니다.
하지만 청년의 죽음 너머 우리가 봐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사회적 타살입니다. 다시 말해 이 죽음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젊은 여성이라서 해고해도 괜찮다라는 인식, 고졸 출신의 청년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목숨을 위협하는 일자리를 그대로 방치했던 안일함, 내 옆집에 사는 총각의 집에서 썩은 내가 나야 비로소 그 문에 가서 문을 두드리는 이 비정한 사회적 고립.
얼마 전 이재명 지사께서도 고독사 한 시민의 영결식에 다녀왔다고 들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외롭게 죽지 않는 세상 만들겠다고 다짐하셨지요? 지사님! 그러나 경기도는 이들에 대한 통계조차 없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제가 요구했던 20대 여성 1인 가구, 여성 자살시도자, 여성 해고자, 청년 산재사망 원인, 청년 고독사 등의 통계자료가 단 하나도 없음으로 나왔습니다. 숫자가 없다는 것은 대안도, 대책도 없다는 것입니다. 투명인간이 된 듯한 청년 시민들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 경기도는 과연 공정한 사회인지 성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 안전망의 부재로 가장 먼저 끊어지는 연결고리는 다름 아닌 사회적 약자입니다. 공정한 세상은 사회적 약자가 소외되지 않고 차별받지 않으며 존중받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갖춘 세상입니다. 죽음에 침묵하고 책임지지 않는 사회를 넘어 내 삶을 지켜주는 사회로 나아가는 데 경기도가 앞장서 줄 것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그 가장 앞자리에……
(발언제한시간 초과로 마이크 중단)
(발언제한시간 초과 이후 계속 발언한 부분)
저, 청년 시민들 곁에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