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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 보고만 있을 것인가?

의원명 : 김보라 발언일 : 2016-10-18 회기 : 제314회 제2차 조회수 : 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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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과 황금빛 들녘이 보는 이의 마음을 풍성하게 하는 가을입니다. 그러나 농민들은 추수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정기열 의장님과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보라 의원입니다.

2015년 상반기 농림ㆍ어업에 종사하는 국민은 5.5%로 매년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살고 있는 안성은 아직도 시민의 18.3%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임야를 제외한 전체 토지의 약 60%가 논밭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을이면 쌀값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4일 농협은 쌀 수매가격 4만 4,000원을 우선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2014년 6만 원에서 2년 만에 1만 6,000원이나 폭락하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벼농사를 포기해야만 합니다.

이는 안성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농업인구나 생산량, 시장점유율 등을 보면 농업규모 전국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가 당면한 문제입니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부도 경기도도 폭락하는 쌀가격과 이로 인해 고통 받는 농민에 대한 관심은 없는 듯 보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지난 9월 25일 전라남도 보성군에서 쌀과 밀 농사를 짓던 69세 농민 백남기 씨가 돌아가셨습니다. 故 백남기 농민은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뇌사상태로 무려 317일을 병원에 계셨습니다. 故 백남기 농민은 왜 시위에 참여하였고 싸늘한 시신이 되었고 아직도 편히 잠들지 못하고 있을까요? 故 백남기 농민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쌀값을 가마당 21만 원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달라고 했을 뿐입니다.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지 4년 2016년 추곡가격은 가마당 13만 원대로 곤두박질하였습니다. 20여 년 만의 최저 가격입니다. 대북 쌀 지원 중단과 쌀 수입이 계속되다 보니 추곡가격은 해마다 폭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도 쌀값 폭락에 놀랐는지 부랴부랴 수확기 쌀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발표한 수확기 쌀대책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농업진흥지역 해제는 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2020년 곡물자급률 목표치 32%를 달성하려면 지금도 농지가 모자라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우량농지를 줄이는 농업진흥지역 해제가 아니라 비상시를 대비해 논은 유지하면서 쌀 생산량을 줄여가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생산조정제 도입, 사료화 확대와 대대적인 소비촉진정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내년도 정부예산안에는 쌀 생산조정제 예산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내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은 14조 4,220억 원으로 올해보다 겨우 0.4% 증가한데 그쳤습니다. 국가 전체예산이 올해보다 3.7% 늘어난 것에 비해 턱없이 낮은 증가율입니다. 경기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경기도 농정예산은 4,964억 원으로 도 전체예산 대비 3.2%로 전국 광역도 중 가장 낮습니다. 2016년 경기도 쌀 관련 자체예산은 쌀 가공제품 활성화 지원 7,500만 원, 경기미 생산지원 8억 8,000만 원으로 2015년보다 1억 3,000만 원이 감소하였습니다. 이 중 7억 5,000만 원은 2017년 일몰사업 예정입니다. 경기미 소비활성화 사업에 국도비 2억 2,000만 원이 편성되었으나 이도 2015년에 비해 2억 원이 감소된 것입니다. 이러한 예산편성은 경기도가 쌀소비 확산을 통한 쌀가격 안정에 관심이 없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단적인 예로 도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7개 중 경기도문화의전당, 경기도중소기업지원센터, 경기테크노파크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경기도 외 지역의 쌀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농업은 환경생태계 보전, 자연경관 보전, 전통문화 보전, 전국의 균형발전 담보, 국민의 건강보장 등 보이지 않는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선진 각국에서는 이러한 공익적 기능에 따른 대가로 농가의 기본소득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하지 않는다고 경기도도 방기해서는 안 됩니다. 경기도는 농민과 농업, 농촌을 지켜야 합니다. 경기도는 쌀가격 안정을 위해 쌀 생산량 조정과 쌀 소비 확산을 위한 정책과 예산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하며 5분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