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촉구하며

의원명 : 김지환 발언일 : 2015-10-15 회기 : 제303회 제2차 조회수 : 813
의원 프로필 이미지

 존경하는 1,280만 경기도민 여러분, 강득구 의장님과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남경필 도지사님과 이재정 교육감님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건설교통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성남 출신 김지환 의원입니다.

미래세대를 책임져야 할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문제 등에 직면하여 여전히 힘든 경기 속에서 위태로운 걸음을 하고 있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민생에 여야가 합심하여 사활을 걸어도 시원찮을 판에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인한 이념갈등을 조장하면서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저는 오늘 국론을 분열시키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12일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내용의 중ㆍ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ㆍ검ㆍ인정 구분안을 행정예고했습니다. 또한 2017학년도에 사용되는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국정 역사교과서는 일부 독재국가에서나 사용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유신독재시절 도입했다가 2011년에야 겨우 없앤 과거 잔재의 부활을 의미하며 교육 후진국 대열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안팎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전국 대학교수들의 반대성명 발표가 연일 계속되고 있고 초중고 역사교사 2,252명, 독립운동가 후손, 역사학계 원로, 학부모단체 1만 3,000여 명, 역사학계 연구자 1,100여 명, 한국교과서 집필기준 연구진마저 국정화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철 지난 이념논쟁까지 들먹이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는 의도가 결국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려는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역사는 권력의 입맛대로 취사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적 합의 없는 일방적인 국정화는 과거와 같은 역사쿠데타로 낙인찍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즉각 중단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국정교과서는 헌법정신에 위배됩니다. 한국사교과서의 국정화는 교육에 대한 국가의 독점적 지배를 용인함으로써 교육과정 선택의 권리를 박탈하는 등 학문의 자유, 언론ㆍ출판의 자유, 표현의 자유와 같은 헌법적 가치에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둘째, 국정교과서는 정권홍보물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집필에서 편찬, 수정, 개편까지 정권의 뜻대로 하는 국정교과서 추진은 역사교과서를 정권의 홍보물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지난 아픈 역사에서 보듯 정권의 노골적인 역사개입 유산이었던 유신시대 국정교과서의 폐해를 우리 국민들은 이미 몸소 겪은 바 있습니다.

셋째, 국정교과서는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릴 것입니다. OECD 국가의 대부분은 검정제나 자유발행제를 택하고 있습니다. 국정에서 검인정을 거쳐 자유발행제로 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국정제를 근간으로 교과서를 발행하는 나라는 북한, 방글라데시 정도입니다. 민주주의와 경제의 발전을 이룩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후진 독재국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국정교과서를 추진한다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 전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하는 교과서 국정화는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강득구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의 당면과제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도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우선적으로 국민들의 근심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에 올인해야 할 때입니다. 역사학계에 맡겨야 할 역사교육 문제를 정치인이 나서서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동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또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다원성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하나의 역사만을 고집한다면 교과서를 보수정권의 이념도구로 삼으려는 목적 외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이런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기 바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인다면 결국 국격을 손상해 가며 교육을 정치화한 무책임하고 민주주의를 퇴보시킨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무수한 수난을 겪어내며 발전해 온 나라로서 그 어떤 나라보다 역사를 중시해 왔습니다. 신채호 선생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 우리는 이 말을 꼭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불의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신 이근호 따복공동체지원센터장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