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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의 인사권독립마저 위협하는 연정

의원명 : 박승원 발언일 : 2015-07-07 회기 : 제300회 제1차 조회수 :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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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득구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광명 출신 교육위원회 박승원 의원입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사에 처음 있는 경기도 연정이 그것입니다. 경기도 연정은 제도적 근거에 의해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지사, 의장, 양당대표의 협의에 의해 20개 항의 정책합의사항을 함께 추진하고 있는 연합정치인 것입니다. 그동안 1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연정은 걸음마 단계 수준입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처럼 우리는 연정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서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신뢰받는 도정을 함께 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연정은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사는 도의회와의 협력을 연정1.0, 시군과의 협력을 연정2.0, 다른 시도와의 협력을 연정3.0이라 언급하며 원칙에도 없는 행위를 하고 경기도 연정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합의되지도 않은 정책과 예산을 갖고 예산연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지금의 연정은 누구를 위한 연정입니까? 경기도 연정은 갈수록 모호해지고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지사께 묻고 싶습니다. 연정이 남경필 지사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것입니까? 연정의 공동주체는 남경필 행정부와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의 협치를 위한 연정인 것입니다. 개인을 위한 연정이 결코 아닌 것입니다. 지난 6월 경기도의회 혁신 및 지방분권 강화 특위에서는 의원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바 있습니다. 대부분의 많은 의원님들이 연정 추진과 관련하여 소통의 부재를 공통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어느 한두 분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다수의 의원님들은 의견수렴과 정보공유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는 연정의 주체가 의회이고 의원 개개인이며 의원들이 추구하는 가치이념을 반영해야 한다는 원칙에 기반을 두어야 함을 지사께서는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저는 연정이 성공하려면 의회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수차례 주장해 왔습니다. 강한 의회만이 과도한 정보력을 독점하고 있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도정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연정은 의회의 인사권 독립조차 위협하고 있습니다. 최근 의회사무처장 임명과 관련하여 불거진 사항들을 보면 여전히 행정부는 강자요, 의회는 약자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의회사무처장에 임명된 지 불과 6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굳이 인사조치를 하려는 것은 의회를 경시하는 처사인 것입니다. 더군다나 의회 인사권 문제는 의장의 추천과 협의를 통해 인사를 하도록 법에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의도 없이 일방적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제주도의회는 인사권 독립을 위해 의회사무처 직원 추천 등에 관한 조례안을 제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제주도지사와 의장이 인사협약을 통해서 인사독립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광역의회의 인사권 독립을 규정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검토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는 이를 역행하고 있습니다. 방금 전 지사께서 의회의 인사권 독립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불거진 의회사무처 인사권 문제와 관련해서 지사께서는 좀 더 낱낱이 밝히셔서 한 점의 의혹 없이 밝혀야 합니다. 지금까지 연정을 추진하면서 의회의 독립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보장해 주고 함께 해야 할 지사께서는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사과입장을 다시 밝혀 주셔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의회는 행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그 기능과 본질에 충실해야 합니다. 이것은 도민들께서 우리들에게 부여한 가장 큰 권한이자 의무입니다. 이 같은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권한이 한층 강화되어야 합니다. 의회의 역량강화를 위해 노력해도 모자란 지금 법이 정한 의회의 인사권 독립조차 행정부의 전횡에 휘둘려야 한다면 이미 의회는 도민이 부여한 책임과 의무를 완수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의회의 혁신과 더불어 지방분권 강화라는 2개의 짐을 어깨에 지고 가야 합니다. 따라서 연정의 과정은 민주적이고 투명하고 절차적이어야 합니다. 연정이 행정부와의 빅딜의 장이 되어서도 결코 안 됩니다. 모든 구성원이 생각을 공유하고 가치를 나눌 때 진정한 연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회가 독립성을 갖고 혁신적 역량을 강화할 때 연정은 그 힘을 얻을 것입니다. 의회의 역량을 확보하고 민생정치를 위한 의제를 발굴하기 위해 도민과 더 소통하는 의회를 함께 만들어 가도록 노력합시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