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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는 도정 진두지휘에 전념하길

의원명 : 김달수 발언일 : 2010-12-16 회기 : 제255회 제5차 조회수 :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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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천이백만 경기도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사람이 아름다운 도시, 민주당 고양시 출신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김달수 의원입니다. 지역마다 현안들은 쌓여 있고 하실 말씀들이 많으심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발언의 기회를 주신 존경하는 허재안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ㆍ동료 의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김문수 도지사의 과도한 외부활동과 특강정치, 의회와 타협 없는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 행정과 메아리 없는 도정에 대해 한 말씀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요즘 지역과 장소, 매체를 불문하고 전국을 종횡무진하며 특강정치의 포문을 연 김문수 도지사의 입에 언론의 이목이 집중돼 있습니다. 가는 곳마다 도지사의 격에 맞지 않게 위험한 발언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정치면의 가십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선의에 찬 우행(愚行)이 악행으로 통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소녀시대의 발언에서부터 정치인 단세포 발언, 북의 도발에 10배 이상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 등 자극적인 주장에 이르기까지 본의 아닌 실언이거나 또는 선의에 찬 의견을 강하게 표현하기 위한 비유라 하더라도 결국 성희롱과 도의회 폄하, 전쟁선동이라는 악행으로 치닫고 말았습니다.
  특강이나 외부활동이 경기도를 알리는 도정의 연장이라고는 하지만 내년도 예산심의가 이루어지고 각종 정책논쟁이 팽팽하게 불붙고 있는 시기에 도정을 진두지휘해야 할 도지사께서는 여전히 도청을 등지시고 다른 곳을 향해 마이크를 잡으셨습니다. 도지사께서 스스로 말했듯이 8,000여 가지가 넘는 사무를 관장해야 하고 챙겨야 할 사안이 너무 많아 도민이 부여한 각종 산하기관의 이사장직까지 이관하는 마당에 특강과 각종 외부활동이 도정의 연장이라는 이유는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지사께서는 경기도정의 생활담론은 사라지고 대권담론, 대선정치만 난무한다는 도민들의 우려를 새겨들어야 합니다.
  조선시대 신문고가 폐지된 뒤 억울한 백성이 왕이 행차하는 자리로 나아가 꽹과리나 징을 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격쟁(擊錚)’이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물론 왕이 밖으로 나오지도 않았고 또한 그것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조선 최고의 개혁군주였던 정조대왕은 백성을 만나 격쟁을 듣기 위해 일부러 궁궐 밖을 나서곤 했습니다. 24년의 짧은 재위기간 동안 66번을 행차하셨고 3,355건의 격쟁을 처리했다고 합니다.
  김문수 지사께서는 ‘더 낮은 곳으로 더 뜨겁게, 마지막 한 분까지 무한 섬김’의 도정을 펼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행보를 보면 겸손한 정치, 서민의 지도자가 아니라 대권의 스케줄만을 바쁘게 쫓아가는 무소불위의 오만한 권력이 투영되고 있습니다.
  지금 도지사께서는 바로 이 격쟁을 들어야 할 시기입니다. 우리 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사회성, 평등성, 공공성, 분배성, 복지성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매서운 한파에 떨고 있는 서민들의 궁핍함을 살피고 불합리한 경쟁구조에서 밀려나고 있는 중소기업의 어려운 사정과 어르신들의 팍팍한 일상에 희망을 불어넣어 주셔야 합니다. 정치는 결국 권한을 위임받은 자들이 협상과 조정 때로는 과감한 타협을 통해 민의를 수렴해 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경기도는 정치가 실종되었습니다.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무상급식의 민심을 받들기 위해 도의회에서 그거 한 가지 그렇게 요구하는데도 도무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메아리 없는 도정입니다.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의 밀어붙이기식 철벽행정입니다. 무상급식이 망국적 포퓰리즘이면 대학교 학비까지 거의 공짜인 유럽 국가들은 벌써 망했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들입니다.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국민소득이 1만 달러 이하일 때부터 대학생에게까지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학교 등록금 지원은커녕 따뜻한 밥 한 끼 지원하는 것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매정하고 가혹한 행정 앞에 선거가 무슨 의미가 있으며 여소야대가 무슨 견제가 될지 허탈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어제 의회와 집행부가 내년도 예산의 무상급식과 관련한 통 큰 합의를 이룬 것은 상생의 도정에 획기적인 진전이며 도민들에게도 다행스럽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영국은 최근 반려동물에게까지 의료보험을 적용하며 사람이 아닌 대상도 복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과 인간의 윤리의식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무상급식은커녕 “복지”자만 들먹여도 좌파라고 낙인찍어 사회로부터 왕따시키고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라며 정치적으로 매도합니다. 도지사는 도민의 꿈을 실천하는 안내자이자 민의를 받드는 대리인이지 자신의 입신양명과 대권을 실현하는 정치적 야망의 볼모가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대권이 그렇게 목마르시다면 조용히 도지사 자리를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대선을 향해 뛰는 것이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정치가의 모습일 겁니다.
  의회 규모가 큰 나라일수록 민주주의의 지표가 높게 나타난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입니다. 다양한 사회문제와 제안들이 의회로 수렴되고 집행부는 이를 받아들여 정책에 반영하는 과정이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원리입니다.
  김문수 도지사께서는 하루빨리 대권의 꿈에서 내려와 저 낮은 곳의 민심을 살피고, 상생의 도정에 앞장서기를 촉구합니다. 연말연시 도민여러분들의 가슴과 손길마다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