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오마이뉴스 인터뷰기사

등록일 : 2007-04-05 작성자 : 조회수 : 1720
첨부된 파일 없음
사회 | 인천경기
"하이닉스 이전, 김문수 지사 정치 역량 부족했다"
[인터뷰] 박덕순 경기도의회 의원
텍스트만보기    유혜준(hjyu99) 기자   
▲ 박덕순 경기도의원
ⓒ 유혜준

지난 3월 22일, 경기도환경정책포럼에서 박덕순 경기도의원을 만났다. 그 행사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참석했지만 김 지사는 늘 그렇듯 인사말만 하고는 가버렸다. 하지만 박 의원은 포럼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포럼이 끝난 뒤에는 발제를 한 팔당수질개선본부 공무원에게 질문을 했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런 자리에 와서 열심히 들어야 하나라도 더 배우죠. 그래서 배울 게 많은 포럼이나 토론회는 꼭 가서 끝까지 들어요."

박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박 의원은 토론회나 포럼에 참석하면 대부분 끝까지 남아 토론의 내용에 귀기울이고 의견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환경문제는 활동하고 있는 상임위원회가 도시환경위원회이기 때문에 더더욱 관심이 많다고 한다.

그런 박 의원을 보면서 꼭 인터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일주일 뒤 의왕시에서 박 의원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는 박 의원의 집에서 점심식사로 칼국수를 함께 먹었다.

경기도의회 의원은 119명으로 이중 한나라당 의원이 114명이다. 개원당시에는 115명이었으나, 한 명이 탈당해 현재는 114명이다. 열린우리당 의원이 2명, 민주당 의원이 1명, 민주노동당 의원이 1명이다. 박덕순 의원은 민주당에서 비례대표로 도의원이 되었다. 의왕시에서 21년째 살고 있으며 직업은 약사이며, 대학생과 고3의 자녀를 둔 어머니이기도 하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유일한 민주당 의원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한나라당이고 도의회도 한나라당 일색이라서 견제역할을 제대로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은데?
"도의회가 개원할 때는 민주당 의원이 한명밖에 없어서 왕따를 당하는 게 아닌가 해서 겁이 나기도 했다(웃음). 민주당 의원이 1명이니까 질의를 하거나 요구를 해도 빨리빨리 전달이 안 되고 답변이 늦기도 했다. 자료를 많이 주면 그만큼 질의가 많아져서 그런지 견제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정보 면에서도 많이 소외를 당했다. 꼭 가야하는 행사인데도 연락조차 주지 않아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직접 두리번거리면서 찾아다녔다.

민주당 의원이 나밖에 없기 때문에 내가 가면 민주당을 대표하는 게 된다. 그래서 덕을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혼자이기 때문에 일당백의 역할을 하려고 더 노력한다. 동료의원들이 우스갯소리로 민주당 의원이 한 명인데 한나라당 의원 열명보다 더 많이 떠든다고 할 정도로 질의와 발언을 많이 한다. 동료의원들이 발언을 많이 한다고 눈치를 주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질의를 할 때는 요령을 부린다. 처음에 아무도 질의를 하지 않을 때 먼저 시작하고, 동료의원들이 좀 지친 기색이 보인다 싶으면 그 사이에 질의를 하기도 했다. 여성의원들이 당을 초월해서 많이 도와줘 힘이 되고 있다. 그래도 민주당 의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 상임위원회가 도시환경위원회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직업이 약사라서 처음에는 보사여성위원회를 선택할까 했는데 솔직히 환경에 관심이 많아 그쪽을 택했다. 의왕에서 21년째 살면서 의왕 왕송저수지 지킴이 단장으로도 오래 활동해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다. 의왕시는 전체 면적의 85%정도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다. 앞으로 개발이 될 텐데 환경을 보존하면서 전원도시로 개발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또 요즘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 등의 개발바람이 한창 불고 있는데 솔직히 걱정스럽다. 지금은 아파트 붐이 일고 있지만 앞으로 십 년 정도만 지나가면 지금과 많이 달라질 것이다. 개발을 하면서 너무 경제적인 측면만 부각하지 말고 사람의 건강과 정서에 맞는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서 도시환경위원회를 택했다.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포럼이나 토론회 등을 많이 찾아다니면서 열심히 배우는 중이다."

- 예산결산위원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경기도의회는 예산결산위원회에 한나라당 의원이 아닌 의원 1명만 들어갈 수 있게 했다. 그래서 한나라당 소속이 아닌 4명의 의원이 협의를 해서 1년씩 돌아가면서 활동하기로 했는데 내가 먼저 하겠다고 자원했다. 여성의원은 집에서 살림을 하기 때문에 남성의원들보다 더 꼼꼼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바쁘고 힘들지만 보람이 있다."

- 의정활동 하면서 본 경기도의 가장 큰 문제는?
"김문수 경기지사는 공약사업 위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추진력이 있는 건 좋은데 뉴타운이나 재개발, 재건축, 도로 건설 등에 너무 치중을 많이 하다보니 예산이 너무 그쪽으로 편중되어 있다. 그래서 작은 시·군이나 소외된 계층에 대한 배려가 상당히 부족하다.

개발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번 개발하면 돌이킬 수 없다. 경기도에는 허파역할을 하는 그린벨트가 많아서 주민들이 생활을 제약을 받고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지만 자연환경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데 개발이 되면서 자연환경이 훼손될 수밖에 없는데 그것에 대한 대안이나 연구가 많이 부족하다."

- 김문수 지사가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문제에 올인 하고 있다는 비난이 많은데?
"이천시의 입장을 놓고 보면 굉장히 안타까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명운동이나 심포지엄, 토론회 등에 참석도 하고, 하이닉스 공장견학도 갔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하이닉스 문제를 다루는 시점을 놓친 것이다. 미리 대비책을 마련하고 대처를 했어야 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다른 지역으로 결정된 뒤에 시위를 하고, 서명도 하는데 너무 늦었다. 우리가 서명을 하고 시위를 한다고 해서 결정이 번복된다는 보장이 없지 않나.

경기도 전역에서 하이닉스 증설과 관련한 서명운동을 하는데 동장이나 통장 등이 가가호호 방문해서 집에 없는 사람들까지 서명을 받은 폐단까지 있다고 들었다. 이렇게까지 행정조직의 말단까지 동원해서 서명을 받을 사안이었다면 진작 대처를 잘했어야 한다.

하이닉스 문제는 김문수 지사의 정치적 역량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도지사가 미리 타협했어야 할 것을 시기를 놓쳐서 도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매사에 정부와 대립을 해서 일을 처리하는 건 쓸데없는 소모전밖에 안된다. 서명 외에는 경기도 차원에서 특별한 대책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 여성의원의 비율은 어떤가?
"경기도의회는 여성의원 비율이 14%다. 6대보다는 늘어났지만 30%까지는 늘어나야 한다.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질의를 할 때 뒤에서 여성이 어쩌고 하는 동료의원의 말을 듣기도 했다. 나나 다른 여성의원들은 여성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의원이다. 자기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여성의원이라고 몰아붙이는 동료의원들을 보면 기분이 나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의원들이 남성의원들보다 더 열심히 의정활동을 한다. 당이 달라도 여성의원들끼리는 서로서로 보이지 않게 응원을 하고 힘이 되어준다."

- 경기도에도 간부급 여성공무원이 드물다. 어떻게 생각하나?
"경기도는 말로는 여성우대정책을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인사를 할 때보면 그런 것이 보이지 않는다. 경기도에는 국장급 여성공무원은 현재 1명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김문수 도지사가 여성을 배려하는 정책을 해야 한다고 본다. 여성할당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정책을 결정하는 국장급이나 과장급에는 여성이 별로 없다. 간부공무원 중에서 여성의 비율이 30%는 되어야 한다.

진급 과정에서 여성들이 많이 누락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요직에도 여성공무원을 많이 배치해서 여성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인턴보좌관제 도입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알찬 의정생활을 하려면 아무래도 보좌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초선의원으로 예결위원회에 들어갔는데 개원하자마자 바로 추경예산심의가 있었다. 서류가 한 박스였다. 밤새도록 들여다보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고, 뭐가 문제인지 가려낼 재간이 없었다. 잘해야겠다는 욕심은 앞서고, 책임감은 막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진짜 열심히 하려고 노력을 하긴 했는데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 때 경험이 많은 보좌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현재는 개인적으로 국회의원 보좌관 경험이 있는 분에게 도움을 받고 있고, 정치에 관심이 있는 여대생 인턴십을 활용하기도 한다. 혼자 하기에는 힘에 부치는 부분이 확실히 있다.

보좌관이 꼭 필요하지만 일을 열심히 하는 의원이나 그렇지 않은 의원이나 무조건 1명씩 보좌관을 두도록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상임위윈회별로 전문위원이 있기 하지만 한두 명의 전문위원이 15명이나 되는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도와주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제대로 된 도움을 못 받고 있다.

그래서 상임위별로 전문적인 보좌관을 다섯 명 정도 둬서 일을 하는 의원들을 제대로 보좌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전문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보좌관이 필요한 거지 비서역할 정도밖에 할 수 없는 보좌관은 필요없다."

- 지난해 경기도의회는 의원들의 해외연수로 물의를 빚었다. 해외연수 꼭 필요한가?
"관광위주의 연수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일정 중에 관광이 들어갈 수는 있지만 그 비중이 너무 크다는 게 문제다. 그리고 연수를 다녀와서는 내놓는 결과물이 없다. 해외연수를 다녀왔으면 분명히 보고 배운 것이 있을 텐데 전문위원이 간단하게 정리하고 만다. 해외연수를 다녀오면 의무적으로 보고물을 내도록 제도화해서 알찬 연수가 되도록 해야 한다.

수많은 의원들이 수없이 연수를 다녀오는데 맨날 제자리 걸음이다. 도민의 세금으로 연수를 했기 때문에 그 결과물을 도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하는데 의원이 자기 혼자 보고 자기 혼자 만족해서는 안 된다.

해외연수로 물의를 빚었던 상임위원회에는 여성의원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여성의원이 있으면 아무래도 남성의원들이 여성의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물의를 빚을 만한 행동을 삼가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여성의원이 많이 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의원들이 그런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임기가 아직 3년 이상이 남았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환경쪽은 어차피 관심분야고 상임위원이니까 계속해서 도시개발과 맞물린 환경을 어떻게 복구시키고, 파손을 줄이면서 효율적인 도시개발을 할 것인가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해서 열심히 참여하겠다. 여성의원이기 때문에 여성공직자나 차별받고 있는 여성문제에 관한 것도 챙길 것이고, 소외받는 계층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그래서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땄고, 매주 토요일마다 복지관에서 실습도 하고 있다.

할 일을 생각하니 너무도 많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의견을 내고 정책에 반영되도록 촉구할 생각이다."

  2007-04-03 11:37
ⓒ 2007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