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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민의회냐, 한나라당의회냐" 비교섭 소수당의원반발

등록일 : 2006-08-12 작성자 : 조회수 : 2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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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민 의회냐, 한나라당 의회냐"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전횡에 소수당 의원들 반격

 

▲ 한나라당이 장악한 경기도의회가 소수당 의원들을 차별하며 독단적으로 운영돼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의회 전경.
ⓒ 김한영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독식한 경기도의회(의장 양태흥 한나라당 의원)에서는 개원 초기부터 비교섭단체 의원들을 차별한다는 반발이 일고 있다.

최근 비교섭단체 소수당 의원들이 한 데 뭉쳐 한나라당 의원들의 독단적인 의회운영을 시정하도록 요구하는 등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 주목된다.

제7대 경기도의회는 전체 119석 가운데 115석을 한나라당이 차지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역 108개 지역구 의석을 싹쓸이하고, 비례대표 11석 중 7석을 확보했다. 나머지 4석은 열린우리당(2) 민주당(1) 민주노동당(1) 비례대표 의석.

그러나 경기도의회의 이같은 기형적 의석 분포는 개원한 지 한 달여 만에 갖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의장단-상임위장 등 싹쓸이... 독단적 의회운영 등 전횡 일삼아

경기도의회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장단과 10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 의회직을 모두 독차지했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10일 원 구성에 앞서 비교섭단체에 상임위원장 1석을 배분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막상 원 구성 때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을 모두 한나라당 의원들이 싹쓸이했다.

또한 한나라당이 단일 교섭단체여서 사실상 각 상임위원회 간사가 필요없는데도, 이를 그대로 유지시키고 각 상임위원회별로 부위원장 직급까지 새로 신설해 '감투 나눠먹기'란 지적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도의회는 개원 초기 초선의원들 모임을 가지면서 비교섭단체 의원들을 제외시킨 채 한나라당 의원들끼리 모임을 갖는 등 소수당 의원들에 대한 배타적인 행태를 보여 논란을 빚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소속 송영주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초선의원 모임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참석했다가 한나라당 의원들의 거부로 사실상 쫓겨나다시피 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대표의원이 의회운영위원장을 겸직해 의회운영이 당파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한나라당 대표의원이 의회 운영위원장을 맡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으나 경기도의회는 이를 제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대표의원이 의회 운영위원장을 함께 맡으면서 의회가 한나라당 하부조직처럼 운영되는 등 사실상 집행부에 대한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2일 있었던 함진규 한나라당 대표의원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문수 경기지사의 수도권 규제철폐를 지원하기 위해 경기도의회에 '경기도규제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이를 두고 집행부 견제보다 '집행부 떠받들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의원들 "의원회관 건립, 승용차 요일제 면제" 요구 등 빈축

그런가 하면 일부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의원회관 건립, 승용차 부제 적용 면제 등을 언급하는 등 의정활동보다는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듯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달 20일 열린 의회운영위원회 속기록에 따르면 이날 도의회 사무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한 의원은 "지방의원직이 유급제로 전환돼 도의원을 직업으로 여기는 시기가 다가올 것"이라며 "도의회도 국회처럼 의원회관 건립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그는 "시·군 의회는 의원 개인별 사무실이 있고 의원들 예우도 높은데, 도의원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각 시·군에 도의원 연락사무소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다른 의원은 "경기도 청사 출입 때 도의원 배지를 달고 있어도 일일이 출입신청서를 써야 들어갈 수 있다"면서 "도지사도 일일이 출입통제를 받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 경기도의회 비교섭단체 의원 4명이 한나라당의 독단적인 의회 운영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왼쪽부터 박덕순-송영주-조복록-김형식 의원.
ⓒ 박덕순 의원 제공

이어 그는 도의회 회기 중에 도의원들에게 승용차 요일제 적용 면제, 상임위 사무실과 회의실 재배치, 노트북 지급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사무실 재배치의 경우 30여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대규모 공사여서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비교섭단체 의원 4명 "더 이상 못 참아"... 한나라당 독주에 반격

이처럼 경기도의회 운영과 관련해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드러나자 비교섭단체 의원들은 "경기도의회가 도민의 의회가 아니라 한나라당 의회로 전락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한나라당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한 반격에 나섰다.

김형식·조복록(열린우리당), 박덕순(민주당), 송영주(민주노동당) 등 비교섭단체 의원 4명은 지난 8일 양태흥 의장과 오찬면담에서 의회운영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한나라당 대표의원의 운영위원장 겸직 금지 ▲한나라당 재해대책지원단을 경기도의회 재해대책지원단으로 변경 ▲비교섭단체 차별금지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양 의장은 "원활한 의회 운영을 위해 한나라당 대표의원의 운영위원장 겸직 금지는 곤란하다"고 난색을 표했으며, 나머지 요구사항들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장정은 경기도의회 부의장과 함진규 한나라당 대표의원을 잇따라 면담하고 자신들에 대한 차별과 독단적인 의회운영을 중단하도록 강력히 촉구할 예정이다.

또한 한나라당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경기지역 시민단체와도 연대를 추진하는 한편 제6대 경기도의회 교섭단체였던 '열린의정' 소속 전직 도의원들과도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자문을 구할 계획이다.

박덕순 민주당 의원은 "경기도의회가 마치 한나라당 경기도당처럼 운영되면서 도민들의 우려와 불신이 커지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의 독주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어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연대를 통해 강력히 대응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2006-08-12 /김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