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의 가능성에 대해 - 인천일보

등록일 : 2004-02-03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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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요즘 고3 학생들과 재수생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자신의 점수를 가지고 어느 대학 어느 과에 진학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해마다 이맘때에 반복되듯이, 올 수능을 작년보다 쉽게 출제했는데, 응시자들의 성적은 작년보다 떨어졌느니, 재수생들의 초강세로 이제 재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느니, 공교육은 붕괴되고 이제는 사교육의 시대라느니 등등 해마다 되풀이 되는 연례행사에서 올해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사실 냉정히 생각해 보자. 수능 문제 자체가 어려우면 어떻고 또 쉬우면 어떤가. 어차피 자격시험이 아닌 바에야….
 내게 맞는 점수와 적성에 따라 대학과 과를 선택하여 앞으로 전개될 대학 4년간의 시간을 대비하면 되는 것 아닌가? 내가 가고 싶은 대학,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남들이 알아주는 대학이나 취업과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학과가 아니라서 대학생활을 시작도 하기전에 낭패감에 젖어있기에는 18세라는 나이는 너무 젊다.
 기성세대들의 가치관에 맞추어 자신의 젊음과 미래를 규정하는 것은 젊음의 특권을 망각한 패배주의 이외 아무것도 아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길은 어디에도 있다. 앞으로 전개될 시간에 따라 그 시간동안 노력의 정도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것이지, 결코 대학졸업장이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8세의 젊은이들을 생각해 보자. 유치원에서 시작하여 고등학교까지 아니 그 이전부터 생각한다면, 내가 남자로 혹은 여자로 태어난 것. 또 자신의 부모를 갖게 된 것. 한국인인 것. 이 모든 것이 소위 말하는 귀속지위라는 것으로, 무엇 하나 나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 자신의 의지와 아무 상관이 없이 지금까지의 나는 누군가의 아니 아무도 알지 못하는 그 어떤 존재의 힘과 선택에 의하여 양육되고 교육되어지고 성장한, 미래를 준비하는 생을 살아 왔다. 그런데 앞으로의 삶도 그럴까?
 인생의 주기를 18년으로 규정하는 학자들이 있다. 최초의 18년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양육되는 시기, 다음의 18년은 더 이상 변화가 쉽지 않은 인생의 안정기 등등, 18년을 주기로 인생의 큰 줄기가 변한다는 이론인데 상당히 합리적인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18년 주기의 첫 해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 젊은이들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단지 하나만을 강조하고 싶다. 자신이 선택한 일을 열심히 하라는 것뿐이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 옳다는 신념과 확신을 가지고, 절대 승부를 서둘지 말며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생각하고 시간을 보낸다면 그 길이 어떤 것이든 밝은 미래를 보장받을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는 ‘우연’이라는 것이 있다. 갈팡질팡하지 말고 오로지 한 곳만을 파고 들어가자. 그러면 반드시 진리의 물줄기를 파내고야 말 것이다. 그러나 그 ‘우연’은 받을 준비가 되어있는 영혼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다. 새로운 18세의 주기를 시작하는 젊은이들이여 노력하자. 쉬지 말고 서두르지 말고.
 Without haste, without 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