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책임행정 촉구

의원명 : 이기인 발언일 : 2022-12-16 회기 : 제365회 제6차 조회수 : 388
이기인의원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서현 판교 경기도의원 이기인입니다.

 

본 발언에 앞서 정례회 동안 예산안 심의를 위해 밤낮없이 애써주신 집행부 공무원, 그리고 선배·동료 의원님 여러분 진심으로 고생하셨고 감사드립니다.

 

자절(自切)

 

여러분들은 ‘자절’이라는 말을 알고 계십니까. 동물이 몸의 일부를 스스로 절단하여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려는 현상인데 생명과학 분야에선 흔히 있는 생식 현상이지만 정치권에선 ‘꼬리를 자른다’는 부정적인 뜻으로 쓰여지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 작금의 경기도정에서 감춰지기 만무한 꼬리자르기식 행정을 비판하고자 합니다. 바로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 배 전 비서와 부정행위, 그리고 일부 현직 공무원들의 동조 의혹이 그것입니다.

 

경기도청 소속 별정직 5급의 직위였던 배 전 비서는 경기도 임용 전 성남시청 재직 시절에도 별정직 공무원으로 활동했던 인물입니다. 당시에도 업무분장 상 외국인 응대업무, 의전업무 등을 담당했지만 확인해보니 이렇다 할 업무생산 문서와 출결 기록조차 찾아볼 수 없었고 직제상 명시된 의전 및 외국인 응대 업무가 아니라 외부인의 개별 수행을 담당했다고 지적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일선 부서에서 수립한 업무추진비 등을 비서실로 모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까지 있었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성남시청 버릇 경기도청까지 갔는지 배 전 비서는 경기도에서도 똑같이 경기도정이 아닌 외부인을 수행하고 공정국, 기획담당관실, 노동정책과, 총무과 등 경기도 여러 실.국에서 업무추진비를 유용하여 사적으로 지출한 혐의로 현재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은 너무나도 잘 아실 겁니다.

 

기획담당관실에서 세워진 수도권 광역행정 협의대책 명목의 업무추진비는 고급 소고기로, 공정경제과의 불법하도급 간담회 업무추진비는 초밥으로, 지역상생·노사협력·방역대책의 명목으로 세워진 업무추진비는 관련 없는 외부인의 입으로 들어간 중식, 복어, 베트남 음식으로 지출됐습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건 업무추진비가 아니라 경기도의 처신입니다.

 

부서의 실·국장은 해당 업무추진비의 집행 뿐 아니라 도민의 세금이 부서 곳곳에 적절히 쓰여지고 있는지 관리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번 감사를 통해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해당 부서의 국장이 업무추진비 유용 사건 자체를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었으며, 업무추진비는 다른 부서의 일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뿐 아니라 경기도는 출근도 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서에 꼭 필요한 업무추진비를 모아 사적으로 지출시킨 혐의의 공무원에게 반납절차도 밟지 않은 채 고가의 공용폰까지 쥐어줬고, 심지어 도민의 혈세를 들여 국외출장까지 보내줬습니다.

 

가장 심각한 건 따로 있습니다. 출근도 하지 않는 공무원에게 경기도는 거의 매달 수십만 원 씩 시간 외 근무수당을 지급했습니다. 현업부서로 분류되는 비서실 직원은 업무 특성 상 현장 일정이 많아 사무실의 전자출결로 시간 외 근무를 증빙하지 않고, 근무 다음 날인 익일, 수기로 시간 외 근무 일지를 작성하여 수당을 지급 받습니다. 다시 말해서 누군가가 배 전 비서를 대신해 시간 외 수당 신청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상급자는 그것을 결재한 겁니다.

 

대신하여 허위로 작성한 공무원, 그 수당 신청서를 결재한 상급 공무원은 지금도 경기도 어딘가에서 근무를 하고 있을 겁니다. 이 문제가 과거형이 아닌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증명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배 전 비서의 부당한 행위에 동조한 일부 공직자들의 처신에 대해 도청의 직접적인 감사를 요청합니다. 경기도는 시간 외 수당 부정수령으로 일선 공무원들이 강한 징계를 받는 것과 똑같은 잣대를 적용해주십시오. 그래서 징계와 인사원칙의 형평성을 기하고, 같은 일의 재발을 방지하며 성실하게 일하는 다른 공무원들에 대한 피해를 예방하길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공직자 여러분, 문제가 생겼을 때 철저히 누군가를 타자화하며 ‘너의 탓’으로 돌리는 비겁한 행정은 기회의 경기도정에선 없어져야 합니다. 누군가의 잘못이라고 자절(自切)하는 꼬리자르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각오로 민선 8기 경기도는 새롭게 거듭나야 합니다.

 

오늘 저의 마지막 발언은 배 전 비서가 경기도청 공무원에게 했던 부당한 지시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