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기본소득 제도는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추진해야

의원명 : 원용희 발언일 : 2020-06-22 회기 : 제344회 제2차 조회수 : 561
원용희의원
1,370만 경기도민 여러분! 송한준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이재명 도지사님과 이재정 교육감님을 비롯한 공직자,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도시환경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양시 출신 원용희 의원입니다.

3년 전에 이미 기본소득 관련 저서도 출간하고 기본소득 정책의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오고 있는 본 의원이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조례안에 대해 반대하며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언론 인터뷰를 한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셨습니다. 이제 그 이유를 다시 한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본소득 제도는 그 개념에 대해 아직까지 법적으로나 학문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몇몇 단체에서 나름의 기준들을 제시하고 있고 다양한 형태의 기준들이 논의를 통해 변화하고 진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기성, 현금성, 개인성, 보편성, 무조건성 등이 일반적인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고 그 나름의 중요한 이유들이 있으나 재정여건 등의 이유로 아직 이 모든 기준들을 충족시키지 못한 정책들이 경기도에서 실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청년기본소득을 보겠습니다. 청년기본소득 제도는 주기성, 현금성, 개인성, 무조건성 등은 최소한으로 충족할 수 있었으나 보편성에서는 부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도민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청년들의 어려움에 대한 공감 및 어려운 재정여건뿐만이 아니었으리라 판단됩니다. 만 24세보다 나이 드신 분들께서는 내 자식, 내 동생, 내 손자가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만 24세보다 어린 분들께서는 몇 년 뒤에 나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 도민들의 마음을 열도록 해 주었다라고 생각합니다.

(영상자료를 보며)

그림 1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보편성 측면에서는 부족했지만 대상층이 전 도민 중 일부 연령층, 즉 수평적으로 그 대상을 설정하였기에 가능했다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재난기본소득을 보겠습니다. 재난기본소득 제도는 일회성이라는 이유로 주기적ㆍ지속적으로 지급하는 기본소득의 주기성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재난상황이라는 특성을 감안하였을 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모든 도민을 대상으로 그것도 개인별로 신속하게 결정하고 지급하였다는 점에서 도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편성 측면에서 대상 설정에 수평적 선택을 넘어 전 도민을 아우르는 평면적 설정을 하였기에 이 또한 가능했었다라는 것입니다.

셋째로 농민기본소득 제도를 보겠습니다. 농민기본소득 제도는 경기도 전체 인구의 약 2~3%의 특정 직업군인 농민을 대상으로 기본소득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입니다.

(영상자료를 보며)

그림 3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기본소득 지급대상을 수직적으로 한정, 선택함으로써 기본소득 제도의 기본 가치인 보편성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는 것입니다. 보편성 원칙은 형평성과 바로 맞닿아 있습니다. 실제로 예술인 단체에서는 예술인 기본소득 제도 도입을 요구하고 있고 양대 노총에서는 건설노동자 기본소득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합니다. 그리고 특수고용노동자, 소상공인 등등 결국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조례안을 통과시키면 각종 직업군에서 봇물 터지듯 기본소득 제도 도입을 요구해 올 것입니다. 재정적 여건이나 원칙, 개념 등 방향성이 제대로 정립되지도 않은 이때 모든 직업군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재정이 파탄 날 것이고 재정 부족을 이유로 거절하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것입니다.

소속 주민의 대부분이 농민인 지방의 기초자치단체에서 기본소득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 주민 대부분이 농민이기에 충분히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기도에서는 보편성을 획득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농민이나 예술인들을 외면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이분들을 지원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찾자는 것입니다. 도지사님을 포함한 경기도 집행부 여러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이러한 분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적절한 다른 방법들을 찾아 주십시오.

본 의원이 최근 기본소득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에 대해 의원님들의 서명을 요청드렸고 그 자리에서 바로 40여 분이 넘는 의원님들께서 서명해 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또 하나의 요청을 드립니다. 본 의원은 기본소득특별위원회 구성을 통해 모든 기본소득 관련 정책들을 의회에서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논의한 후 집행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고자 합니다. 하지만 집행부에서는 다음 달 의회에 농민기본소득 조례안을 변함없이 상정하겠다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최근에는 한 마을을 대상으로 농촌기본소득을 실험하겠다고까지 합니다. 이제 막 국민적 논의의 테이블에 오른 기본소득 정책이 문제점들을 짚어내지 못해 제대로 된 정책으로 확립되기도 전에 좌초되지 않도록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조례안을 계류시켜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기본소득특별위원회가 만들어져 여러 가지 각도에서 종합적 검토를 의회에서 할 수 있도록 시간과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농민기본소득 제도는 농민이 주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기초자치단체에서 할 일입니다. 경기도 차원에서의 농민기본소득 조례 추진은 결코 단순한 사안이 아닙니다. 엄청난 혼란과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메가톤급 사안입니다. 의원님들의 신중한 숙고를 간곡히……

(발언제한시간 초과로 마이크 중단)


(발언제한시간 초과 이후 계속 발언한 부분)

당부드립니다. 이상 5분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